결국 태도의 문제다.
인생에 아쉬운 점이 있냐고 묻는다면 주도적인 삶을 살아내지 못했던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스스로 고민하고 살피며 선택했던 경험보다는 대세에 따르던가 누군가에게 판단을 맡기는 경우가 더 많았다. 40대가 되어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그리고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오늘날의 20대들을 바라보며, 쉬운 선택에 치중했던 지난 삶을 반성하게 된다.
'괴로워도 힘들었어도 그때 더 고민할걸...'
그나마 주도적으로 선택한 것이 있다면 결혼이다. 처음 아내를 만났을 때만 해도 부모님의 반대가 컸다. 그러나 우리 둘의 관계를 계속 이어나간 이유는 나에겐 이 사람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무엇보다 서로를 인격적으로 대하고 존중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역시나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나로 인해 수차례 거처를 옮기는 선택에도, 또 아이가 태어났음에도 퇴사를 단행한 나의 뜻을 존중해 주고 지지해 줬다. 그 덕에 나에게 집중하며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이렇다 할 경제 활동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나의 꿈을 쫓아가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음에도 아내는 특별히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분명 마음 한편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것을 쉬이 입밖에 내지 않는다. 그로 인해 내가 가장 힘들어할 것을 아내는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돌아보면 아내를 만나고 참 많은 것들이 변했다. 가장 눈에 띄는 외적인 변화. 그리고 내면의 안정감도 지금의 아내를 만나면서 찾을 수 있었다. 그만큼 나에게 아내는 소중한 사람이고 인생에 가장 잘 한 선택이었다.
늘 가정에 충실하고 나의 벗이자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는 아내에게 감사하다. 결혼 10주년. 이 날이 정말 올까 싶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개인적으로 결혼 10주년에 대해 상상했던 것들이 있었기에 현실이 그에 미치지 못함이 무척 아쉽지만, 오늘 하루 평소와는 다르게 아내와 보낸 시간에 감사하며 그 아쉬움을 조금은 달래 본다.
아내를 선택할 때 내 마음속에 있던 생각은 딱 한 가지였다. '아내의 부족함마저 사랑할 자신이 없다면 결혼하지 않겠다.' 주도적인 삶을 산다는 것은 결국 그런 것이지 않을까? 내 선택에 대해 어떤 결과에 대해서도 스스로 책임지려는 마음가짐.
좋은 것만 취하려는 태도는 주도적인 것이 아니라 이기적인 것이고 기회주의적인 태도다. 결과가 좋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원하지 않는 결과에 맞닥뜨리게 된다 할지라도 그것을 수용하고 그다음을 선택할 수 있는 자세. 그것이 진짜 자기 삶에 주도권을 가진 사람의 행동이라 생각한다.
직장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흔히들 직장에서는 주도권을 갖지 못한다고 점에 불만을 표한다. 원하는 일이 아니어도 시키는 일에는 군말 없이 해야 하는 분위기를 못마땅해한다. 그러나 드물게 그런 상황에서도 자기 몫을 다 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더 드물게 자기 몫 이상을 해내는 사람도 있다. 결국 그런 사람들은 연차가 쌓일수록 주도권을 갖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주도권을 원한다면 먼저 자신의 태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직장에서 뿐만 아니라, 결혼 생활에 대해서 뿐만이 아니라 자기 삶에 대해서 스스로 점검해봐야 한다. 나는 나의 삶에 얼마나 책임감 있는 태도를 가지고 임하고 있는가. 자문하고 자답해보자. 충분히 준비되었다면 자연스럽게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결국 스스로 그런 삶을 선택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