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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알레 Aug 21. 2023

남들은 잘하는데 나는 왜 실천이 어려울까

보는 것과 해보는 것의 차이를 아시나요?

'좋아하는 일로 회사 밖에서 돈 벌기. N잡러로 살아가기'

유튜브를 보면 다들 참 쉽다고 말하던데, 실제 겪어본 바로는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나에게는' 아니었다. 관련해서 본 책만 수십 권이고 들여다본 강의와 콘텐츠까지 더하면 수백은 될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아는 척은 좀 할 수 있게 됐으니 그 능력 십분 발휘해, 지식 창업의 가장 흔한 루트를 정리해 보면 이렇다.

사람 모으기(팔로워, 구독자) -> 니즈 파악 -> 양질의 무료 서비스 제공 -> 유료 서비스로 전환

'사람 모으기 단계'에서는 내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공유하며 서로 공감과 소통의 장을 구축하는 일명 '프로세스 이코노미'가 필요하다.

물론 수익 창출의 루트야 더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적어도 온라인 지식 창업이라는 생태계는 대체로 이렇게 진입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수요는 각각의 단계마다 강의가 개설될 정도로 여전히 많아 보인다. 나 역시 한 때는 '프로 강의 결제러' 였으니.

분명한 사실은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나 지금도 계속 이 루틴 안에서 수익 창출을 이뤄 내는 사람들이 나오는 걸 보면 일단 입증된 프로세스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여전히 안 되는 것일까'라는 점이다. 물론 A가 됐다고 B, C, D,,, Z까지 모두 돼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되길 원했지만 되지 못한 '나'이기에 스스로 안타까운 마음이 너무나 크다.

'되고 안되고, 무엇이 가장 큰 차이였을까?' 나는 그 해답을 '보는 것'과 '해보는 것'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나의 행위는 '보는 것'에 머물러 있었다. 유튜브를 통해 지식창업하는 방법과 관련된 콘텐츠를 '보는 것'. 전자책을 통해 나만의 주제를 발견하는 법을 '보는 것'. 강의를 통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찾는 법을 '보는 것'. 결국 나는 보는 것을 반복하며 실행이 자동으로 이뤄지길 바랐다. 마치 실질적인 행동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100억의 부를 끌어당기기만 하는 것처럼.

그런데 내가 늘 보았던 결과물을 만들어낸 콘텐츠 생산자들은 어떤 사람인가? 그들은 '해본'사람들이다. 직접 해보고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을 되풀이한 사람들이다. 이 과정이 누적되어 자신만의 노하우가 되었고 사람들은 해당 크리에이터를 신뢰하게 된다. 점점 사람이 모이고, 욕구와 필요를 파악한 뒤 무료 베타 테스트를 통해 서비스가 기능하는 것을 확인하기를 반복. 어느 시점에 유료화로 전환해도 팔리는 게 이상하지 않다.

크리에이터들이 숱하게 이야기한 이 단순한 진리를 난 왜 이제야, 아니 아직도 내용 정리나하고 앉았는지 싶은 생각에 순간 깊은 자괴감이 밀려오지만, 이제라도 실천하면 늦은 게 아니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으며 2023년 남은 시간을 그려 본다.

요즘 주말을 이용해 집에서 요리를 한다. 영상을 볼 때는 '별 것 아니네'라는 생각에 대충 쓱 보고 재료를 꺼내 투박하게 칼질을 시작한다. 그러나 순간 멈칫하게 된다. '간장은, 양조간장인가? 진간장인가?', '오븐을 사용할 땐 예열을 먼저 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그냥 바로 170도에 맞추면 되는 건가?', '재료를 써는 크기는 어느 정도여야 하지?', '설탕은 꼭 넣어야 하나?' 등.

워낙 짧은 영상을 보고 따라 하다 보니 정작 영상에 다 담기지 않은 부분에서 선택의 기로를 만나는 경우가 많다. 어찌어찌 요리를 다 끝내고 나면 모양새는 그럴싸하다. 맛도 먹을 만은 한데 이게 맞는 건지 솔직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메뉴는 크리에이터에게 세부사항을 물어본 뒤 다시 만들어본 적도 있다.

요리를 하다 보면 유독 '보는 것'과 '해보는 것'의 차이를 더 명확하게 느낀다. 백 날 보고만 있음 뭐 하나. 일단 그냥 해봐야 한다. 해봐야 안다. 나에게 요리는 요리 이상의 의미를 건네주는 듯하다. 오늘의 글감도 요리 영상을 찍어 올린 콘텐츠에 달아놓은 캡션과 이를 토대로 나눈 지인들과의 댓글에서 영감을 얻었으니.

요리를 하면서 이런 걸 깨닫는 걸 보면 나도 실천을 못하는 사람은 아닌 듯싶다. 단지 누군가의 돈을 받고 그에 걸맞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에 두려움이 아직 남아있을 뿐이다. 이왕 요리 하나는 잘 실천하고 있으니 두려움도 재료와 함께 썰어버려 이글거리는 기름에 다 볶아버려야겠다. 혹시 모르지 않은가. 잘게 썰어 기름에 볶아버리면 두려움이 씹어 먹기 좋은 상태로 변해버릴지도.

해보자. 무조건 해보는 거다. 부디 앞으로의 기록엔 해본 것들을 기록하는 날들이 다짐을 반복하는 날들보다 많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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