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쓰는 글쓰기의 부담감을 이겨내는 10가지 방법

by 알레

가끔 처음 쓴 글을 꺼내 볼 때가 있다. 가장 미숙했던 때의 글을 보면 달걀 완숙처럼 단단함도 없고 반숙 같은 부드러움도 없는 상태랄까. 문단은 장황하고 과도하게 사용된 수식어를 만날 때면 혼자 피식거린다. 에세이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과욕을 불러온 걸까. 날 것 그대로의 글에는 퇴고할 것들이 한가득 보인다.


나는 처음부터 나의 글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나 두려움은 크지 않았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는데 솔직히 두려움을 갖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나의 필력을 그리 높게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에 나보다 잘 쓰는 사람들이 허다한데 뭐 누가 읽기나 하겠어?' 하는 생각 덕분이다.


진작에 마음을 내려놓은 나와 다르게 자신의 서툰 글을 내어 보이는 것을 망설이는 사람도 제법 많아 보인다. 어쩌면 이게 더 자연스러운 반응인지도 모르겠다.


글 속에는 내가 담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난 뒤 보이게 될 반응을 상상하기 시작하면 더욱 글쓰기는 망설여진다. 특히 글 속에 담긴 나와 실제의 나 사이 괴리가 클수록 더욱.


만약 지금 처음의 망설임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면 한 번 이렇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


1. 많은 사람이 앞서 이야기하듯 사람들은 나에게 별로 관심이 있지 않다. 요즘 시대에 재미난 읽을거리도 많고 볼거리도 많은데 굳이 내 글까지 그 관심이 닿을까 생각하면 부담감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글을 써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실제로 지인 중에 브런치 스토리를 아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니 일단 안심하시라.


2. 발행된 글은 민들레 홑 씨 같다고 믿는다. 바람이 불면 어디로 닿을지도 모르고 날아가는 홑 씨 처럼 발행한 글은 공감해 줄 독자 한 명에게라도 가닿게 될 것이다.


3. 어차피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일단 초고를 많이 써 보자.


4. '내 글을 세상에 보여도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은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한 사람이나 여러 편의 글을 써본 사람이나 매한가지다. 평가받는 게 즐거운 사람이 어디 있을까.


5. 정 신경이 쓰이면 주변에 믿을만한 지인에게 먼저 읽어봐 달라고 부탁해 보자. 실제로 초반에 나는 글을 쓰는 족족 지인에게 읽어봐주길 부탁했다. 덕분에 문단 구성을 통편집했던 기억도 난다. 그래도 누군가 먼저 한 번 봐줬기에 적어도 한 명의 지지자는 생긴 것이다.


6. 이런 방법도 있다. 내가 사용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브런치 스토리 플랫폼을 예로 들면 '습작 노트' 매거진을 하나 만드는 방법이다. 똑같이 글을 발행하는 것이지만 왠지 '습작 노트'라는 공간이 부담스러운 마음을 덜어줄 것이다.


7. 또 다른 안전한 방법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는 것이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8. 앞의 방법과 정반대로 처음부터 동네방네 소문을 내는 방법도 있다. 초기 부담감을 한 방에 무너뜨리는 처방이기도 하다.


9. 가까운 지인들이나 글 쓰는 사람들에게 응원 요정이 되어주길 부탁한다. 소위 무조건 내 편 만들기! 무조건 좋은 말을 해주는 응원군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게 큰 위안이 된다. 응원 요정의 존재는 초기 부담감을 넘어서는 데는 효과적이다.


10. 마지막으로 긍정의 마인드셋 하기! 잠재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거나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 부분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내가 나를 인정해 주는 것만큼 가장 안도감을 주는 건 없다. 솔직히 나는 최근에서야 나를 인정해 줬다.






사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초기 부담감의 크기도 다르겠지만 처음은 누구에게도 용기가 필요하다. 위에서 나는 초반에 부담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그렇다고 또 전혀 없진 않다. 웃긴 건 오히려 지금 부담이 더 커졌다. 그런데 부담감이 느껴질 때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면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지나치게 앞섰을 때 주로 그렇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오히려 글이 잘 쓰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럴 땐 그냥 온몸에 힘을 쫙 빼고 글을 쓴다. 이게 정확히 어떤 느낌이냐면, 굳이 표현해 보자면 '망했다?'라는 느낌. 가끔은 망해도 웃고 넘길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하다. 솔직히 고백하면 난 지금도 이 용기로 글을 쓰고 있다.


부디 바람이 있다면 이 글이 주저하고 있는 분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세상에 잘 쓰는 사람은 워낙 많다. 그런 그들과 비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굳이 비교하겠다면 어제의 나와 비교하자. 1년 전 오늘의 나와 비교하자. 그럼, 아마 오늘 글을 쓸 용기가 생길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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