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글로 쓰는 것이 중요한 이유

by 알레

'글을 매일 쓰면 뭐가 달라질까? 왜 이 힘든 것을 수개월 동안 이어오고 있는 걸까? 다음번엔 좀 쉬어볼까?'


같은 생각을 몇 번째 반복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들이 차오를 땐 어김없이 또 글을 쓴다. 나에게 읽는 것이 마음의 들숨이면 글쓰기는 날숨과 같다. 뱉어내고 또 뱉어내는 행위.


특별한 감정도 생각도 없이 그냥 쳇바퀴가 구르듯 흘러가는 시간에 점점 무표정한 삶을 살았던 때가 있었다. 매일 머물러있는 같은 공간, 하루의 시작과 끝이라 여기는 시간도 동일하고, 이동하는 동선과 심지어 그 속에서 매번 마주치는 이름 모를 사람들까지. 반복적인 나날들이었다.


직장 생활에 점차 회의감이 들던 시절의 주된 감정은 무념무상이었다. 어떤 날엔 좀비처럼 느껴졌던 때도 있었다. 무념, 무상, 무책임, 무의미, 무기력. 무감각이 일상을 지배하던 시절, 더 이상 삶을 낭비하면 안 되겠다는 마음에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변화가 시작되었다.


글쓰기는 무감각했던 일상의 톱니바퀴를 어긋나게 했다. 마치 진공상태 같았던 삶에 공기를 불어넣었고 공중에 둥둥 떠 있던 몸을 아래로 곤두박질치게 했다. 통증을 느꼈고, 불편함을 느꼈다. 그제야 둘러보니 여전히 둥둥 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바로 직전까지 나도 저기에 있었음을 깨달았다.


처음엔 잔잔한 파장이 물결이 되었고, 물결은 어느 순간 파도가 되어 가슴을 뛰게 했다. 그리고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하였고 새롭게 그려나가게 했다.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한 해 두 해 꾸준히 글을 쓰니 몰아치던 파도는 이미 잠잠해졌다. 삶은 변화의 순간에는 잔뜩 긴장되고 심장은 쿵 쾅 거리지만 그 순간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더 이상의 긴장감은 느낄 수 없을 만큼 평온해지기 마련이다. 지금의 평온함은 어찌 보면 또다시 감흥이 없는 나날로 돌아간 듯 보일 정도다.


그러나 삶은 분명히 달라졌다. 이전에는 무중력 상태에 그저 떠 있는 존재였다면 지금은 그곳을 유영하는 삶으로 바뀌었다.


글쓰기는 내 인생에서 가장 정적인 역동적인 행위이다. 손가락만 움직이는 게 전부이지만 매일 나의 내면을 써 내려갈수록 나를 켜켜이 둘러싸고 있던 두터운 부정적 자의식은 깨져 버렸다. 그만큼 내 안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매일 반복되는 듯한 삶이,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글쓰기가 나에게 준 선물이다. 일상을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감각을 깨워주었고, 요동치는 감정의 파도를 잠재울 방법을 일깨워 주었다. 일상을 글로 쓴다는 것은 때론 시시한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달리 보면 일상이야말로 우리가 경험하며 살아가는 삶이기에 가장 잘 공감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상을 글로 써야 한다. 글쓰기는 우리의 일상을 달리 보게 만들 것이고 달리 보이는 일상은 다시 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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