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 그리고 또다시 1년

알레쓰바 1주년을 자축하며

by 알레

욕망? 욕망이라 말하기엔 어감상 적합하지 않아 보이지만, 늘 내 안에 있던 한 가지 바람은 라디오 DJ를 해보는 것이었다. 나긋나긋 사연을 읽고, 적절한 음악을 틀어주는, 내 어린 시절 별밤 지기 이문세 님이 멋져 보였다. 영상 콘텐츠가 대세인 시대에도 여전히 라디오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속 사정은 모르지만,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모습이 영상 콘텐츠 대홍수의 시대에 겨우살이가 아니라 오히려 독보적인 느낌이랄까.


아무튼, 라디오 DJ가 마음 한편 남아있는 바람이었는데 팟캐스트가 그 마음을 대신해 주었다.


년 9월, 엉겁결에 시작한 팟캐스트, 알레 's Bar (a.k.a 알레쓰바)가 어느새 1년이 되었고 오늘 1주년, 12회차 녹음을 하고 왔다.


'엉겁결'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작년에 아무런 계획도 없던 상황에서 등 떠밀어 준 사람들 덕분에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늘의 녹음이 있기 전까지 지난 회차를 쭈욱 다시 들어보니 1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음악 선곡과 대본 작업을 하기 위해 앉아있던 밤, 귓가에서 울리는 80년대~90년대 록 사운드에 심취해할 준비는 뒷전으로 하고 음악에 푹 빠져버려 결국 동이 틀 무렵에야 작업이 끝났던 기억. 처음 스튜디오에 갔을 때 헤드폰을 쓰고 라디오 방송을 하듯 녹음했던 순간의 설렘과 이질감. 긴장감에 점점 목이 타들어가 마른침을 얼마나 삼켰던지. 마이크에 잡음이 들어가지 않도록 신경 쓰다 보니 세상 불편한 자세로 1시간 동안 녹음을 해야만 했던 모습. 덕분에 끝나고 허리가 어찌나 쑤셨던지.


어설펐던 내 모습이 팟캐스트 안에 고스란히 남아있었지만 듣는 내내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 보다 그때의 나를 만나는 게 너무 좋았다.


1주년 녹음은 대본이 없이 진행했다. 사실 그동안도 대본을 그대로 읽었던 적은 없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함에 백업용으로 늘 준비했었다. 처음 대본 없이 녹음을 해보니 오히려 자유로웠다. 진정한 의미의 수다를 나눈 시간이었다랄까. 함께 해준 제이콥 님 덕분에도 오디오가 빌 틈이 없었다.

1주년 녹음에 함께 해준 콥님


알레쓰바는 유명하지 않아서 오히려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들끼리 즐거울 수 있는 팟캐스트다. 알레쓰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알레'의 축소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내 안에 다채로운 '나'가 존재하듯 나의 선곡은 장르로 보면 Rock부터 EDM까지 장르적으로 참 다양했다. 늘 스스로 대중적인 곡을 뽑아온다고 생각했는데 12회차 만에 알게 된 것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분명 아는 가수인데 모르는 곡 같은. 그래서 오히려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방송이다.


앞으로 또 쌓아가게 될 새로운 1년. 어떤 이야기들로 채워가게 될지 여전히 계획은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바람은 나를 포함하여 함께하는 진행자들이 먼저 기대하고 푹 빠질 수 있는 재밌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게스트를 초청하고 싶어졌다.


누구라도 알레쓰바에 함께하고 싶다면, 또는 사연과 함께 음악을 보내주면 소개해 드릴 테니 언제든 연락해 주시길! (아, 단! 음악은 FLO에서 서비스가 가능한 곡이어야 하니 추후 조율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음을 미리 공지드립니다. 참고로 다음 녹음은 10월 18일 수요일입니다.)



*알레쓰바에 놀러 가기

https://www.music-flo.com/detail/program/101764?sortType=RECENT

1주년 녹음 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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