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시작이 어려운 이유

by 알레

글쓰기 강의를 하고 코칭과 피드백을 해보면서 느낀 것이 하나 있다. 의외로 사람들은 글쓰기를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그럴 거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야 그냥 내가 특이한 경우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무엇 때문에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이 어렵게 다가오는 것일까?


우선 '글쓰기' 자체에 대해 벽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글쓰기는 작가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내가 무슨 작가도 아닌데'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 듯 보였다. 사실 이 부분은 비단 글쓰기에만 국한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든 전문가의 포지션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경우 초보자들의 입장에선 위축되는 게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럴 땐 생각을 아주 조금만 달리 해보자. 말장난 같지만, 우린 '글쓰기'를 하는 거지 '책 쓰기', '칼럼 쓰기', 또는 '문학 작품 쓰기'를 하는 게 아니다. 즉 오늘 내가 하는 말들의 텍스트화가 곧 글쓰기라고 생각해 보는 거다. 생각만 달리해도 글쓰기 자체에 대한 부담이 덜 어질거라 생각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나의 글쓰기도 내면의 소리를 '글'이라는 형태로 꺼내어 놓는 것뿐이다.


두 번째 이유는 글쓰기에 집중할 시간이 없는 경우다. 많은 작가님들이 이야기하듯 글쓰기는 고독한 작업이다. 고독하다는 것은 외부의 소음과 의도적으로 철저하게 멀어지는 선택을 해야만 가능하다. 그리고 몰입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일정 분량의 시간을 내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


한 번 하루의 일과를 돌아보자. 글을 쓰고 싶은데,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나의 하루는 다른 일과로 가득 차있지 않은지. 혹은 주중은 지치고 피곤해서 주말로 미루는 선택을 하는 건 아닌지. 정말로 글을 쓰고자 한다면 하루의 틈을 찾거나 만들어야 한다. 솔직히 어느 누구도 8시간 전력투구를 하며 살진 않는다. 하다못해 출퇴근 시간도 글을 쓰고자 한다면 충분히 쓸 수 있다.


마지막 이유는 생각이 너무 많은 경우다. 보통 이런 경우는 나름 자기 계발을 하고 있던가 아니면 어디서 무슨 말을 들은 경우에 해당된다. 가령 눈에 띄는 제목을 지어야 한다거나 첫 문단에서 눈길을 휘어잡아야만 한다던가. 혹은 글은 짧게 써야 한다거나 독자가 관심 있는 주제를 찾아야 한다거나. 좋은 말이고 맞는 말이지만 이런 말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으면 생각만 많아진다. 생각이 많으면 행동할 수없다.


글쓰기 강의나 글을 쓰는 사람들이 숱하게 인용하는 표현이 있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나 역시 이 말을 좋아하고 덕분에 매번 용기를 얻는다. 위에서 언급한 방법들은 일단 글을 쓰면서 하나 둘 자연스레 적용되는 부분이지 처음부터 염두하고 하는 게 아니다. 정작 저런 방법들을 전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글을 많이 쓴 사람들이다. 오랜 시간 글을 써 보니 이런 게 좋더라 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글쓰기는 어렵게 생각하면 한 없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한 없이 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처음이라면 가볍게 시작해 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경험을 통해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한 가지가 있다면 많이 쓰는 만큼 실력이 는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글쓰기에 대해 따로 공부를 안 한다 해도 실력이 나아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글쓰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이렇게 시작해 보기를 추천한다.


'나는 글쓰기가 어렵다'라는 문장으로.

또는 '나는 왜 글쓰기가 어려운 걸까?'라는 문장으로.


이 또한 내가 잘 쓰는 방법이다. 그날의 기분이나 생각을 첫 문장에 툭 던지면 그때부터 생각이 이어진다. 생각은 문장을 만들고 문장은 문단을 구성한다. 문단이 이어져 결국 글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쉽지 않은가?


부디 오늘은 글쓰기를 성취하는 하루가 되시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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