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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원동력

by 알레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나의 언어의 한계가 곧 사고의 한계이며 세계의 한계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인지하고 표현해 낼 수 있는 범위의 한계는 나의 언어의 한계와 맞닿아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언어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대단한 축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구의 한편에는 언어에 대한 결핍이 있다. 내 표현력의 한계를 느낄 때마다 벙어리가 된 기분이다. 안타까운 건 이 기분을 자주 느낀다는 것이다. 그나마라도 그 짧은 표현력을 가지고 매일 글 쓰는 나 자신이 새삼 대견스럽다.


나의 글쓰기는 늘 나의 내면으로 향해 있다. 인간을 하나의 소우주라고 표현하듯 나 자신을 전부 이해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내 언어의 한계가 나를 이해하는 전부이니. 그나마 글을 쓰는 동안 미지의 영역들에 조금씩 불이 밝혀지는 듯하다. 실제로 그 덕에 지난 2년간 나와 더 가까워졌고 이해하게 되었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이만큼 살면서 보고 들었던 그 수많은 표현들은 어디로 간 걸까. '나'라는 우주의 어디 한쪽에 남아있는 걸까. 글을 쓰다가 불현듯 어떤 단어가 떠오를 때가 있는데 아마 그 순간 그곳에 불이 켜진 덕분인 듯하다. 글을 계속 쓰다 보면 좀 더 능수 능란하게 불을 켜고 끌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표현에 대한 결핍은 계속 읽고 쓰게 만든다. 좋은 표현을 만날 때마다 감탄하는 이유는 그와 나의 언어는 별반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표현은 수려했고 나의 표현은 지극히 일상적이었다. 같은 말로도 이렇듯 다름을 느끼니 더 읽게 되고 더 쓰게 된다.


어떤 의미에선 글쓰기는 인풋과 아웃풋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작업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글쓰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질문을 삼키게 되고 그것이 글로 쏟아져 나오니까.


오늘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느끼며 글쓰기를 계속 이어간다. 어쩌면 나는 다 채워지리라는 기대감보다는 갈증이 멈춰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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