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막 넘은 시간. 메신저로 세인 님과 대화를 나누다 갑자기 전화 통화를 하게 됐다. 최근 오프라인 모임을 고민 중에 있다고 하니 급 코칭을 해주겠다고 선뜻 제안을 주신 것이다.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잘 되었다 싶었다. 마침 아내와 아이도 잠든 시간이라 방에서 조용히 통화하면 될 것 같아 바로 통화를 시작했다.
세인 님은 '바로세인'이라는 활동명으로 엄마 브랜딩을 돕고 있으며 실천형 커리어 플랫폼 '커잇'에서 메인 PM으로 활동하며 강사데뷔 코칭을 하고 계신 분이다. 그러나 나에게 세인 님은 다른 누구보다 '액션'을 외치는 분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항상 생각의 시간이 길고 한 걸음을 무겁게 내딛는 나에게 세인 님의 코칭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우선 왜 오프라인 모임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흠, 나는 왜 하고 싶은 걸까?' 잠시 생각을 정리해 보니 명확한 이유가 떠올랐다. "저는 글쓰기와 관련된 활동의 영역을 넓히고 싶어요." 그동안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다 보니 편리한 건 있지만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는 살짝 아쉬운 면이 있었다. 아무리 오래 봐도 실제로 대면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만큼 서로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만나는 건 책을 읽는 것만큼 영향력을 미친다. 책은 정제되어 있고 언제든 다시 펼쳐볼 수 있다면 만남의 순간은 즉흥적이고 지나간 말들은 다시 되돌릴 수 없기에 절대적 몰입이 필요하다. 그만큼 에너지 소모가 크지만 동시에 문을 더 활짝 열고 상대의 생각을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그동안 생각을 발전시키는데 좀 막연했던 건 '수익화'라는 측면을 동시에 고민했기 때문이다. 평소 궁금했던 사람이 있으면 만남을 요청하곤 했는데,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나의 수익 모델로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막상 '돈을 번다'는 생각이 개입되니 어딘가 편하지 않았던 게 솔직한 마음이다.
이 부분에 대해 세인 님의 코칭은 이랬다. "처음부터 수익화를 고려하고 모임을 열지 마세요. 일단 시도하고 후기를 통해 보완해 나가세요. 단 꼭 기록해 두시고요." "서너 번은 반응이 미미할 수도 있어요. 근데 계속 시도하고 기록을 쌓아가다 보면 사람들이 궁금해하기 시작할 거예요." "이 분들이 온라인 모임의 잠재적 고객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잊지 마시고요." "아, 혹시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하게 된다면 장소는 꼭 대관하시는 게 깔끔해요."
이번 코칭 시간을 통해 방향이 명료해졌다. 오프라인 모임은 네트워크 확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더불어 그동안 해보지 않은 선택을 통해 나의 가능성을 확장시켜 보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면서 새롭게 시도해 볼 것 두 가지를 메모해 두었다. 그중 하나가 모여서 함께 글 쓰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이다.
이번 코칭을 받으며 '그냥 해보기'의 가치를 되새김질할 수 있었다.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 '그냥 해보기'는 극과 극에 놓여있는 비현실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끌림도 있다. '진짜 그냥 한 번 해봐?' 요즘 이 마음이 자주 올라온다. 기획도 없고 계획도 없이 정말 말 그대로 '그냥' 시도해 보는 것. 어쩌면 이것이 나를 다른 곳으로 이끌어갈 환상열차가 되어주지 않을까?
문득 오래전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준비 -> 발사 -> 조준 -> 다시 발사 -> 다시 조준' 이것이 비즈니스를 발전시키는 흐름이라고. 정석대로라면 '준비 -> 조준 -> 발사'겠지만 조준과 발사의 순서를 뒤 바꾼 건 시장의 반응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볍게 던지고 다시 수정하며 명중시킬 확률을 높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질러보자는 심정으로 5월, 남아있는 2주 남짓의 시간 동안 한 번의 모임을 열어보기를 실행 목표로 세웠다. '어떻게?'는 전혀 모르겠다. 그리고 실패해도 괜찮다. 나에겐 이만큼도 진일보한 거나 다름없으니. 그런 의미에서 슬쩍 남겨본다. 5월 마지막주, 29일 수요일 제외, 낮 1시~3시 사이, 강남 부근의 카페에서 함께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눠 볼 생각이 있는 분은 살포시 댓글에 남겨주시길.
'안 해보던 것 해보기'는 늘 긴장부터 되지만 '긴장감'이 지나가면 '설렘'이 찾아온다. 이번엔 설레는 마음에 더 집중하고 오래 머물러 보기로 했다. 그리고 성공이든 실패든 꼭 실행하고 결과를 기록으로 남겨 과정을 쌓아갈 것이다. 과연 5월 마지막 주에 어떤 기록을 남기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