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글쓰기 모임은 어떤 모임일까?' 문득 궁금했다. 이 모임의 특징은 1년이 넘도록 오랜 시간 꾸준히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무료 글쓰기 모임도 아닌데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서까지 모임에 함께 해주시는 이유가 뭘까 알고 싶었다.
작가님들께 후기를 요청드렸고 수집된 내용을 읽어보았더니 공통점이 3가지 있었다. 습관 형성, 응원 그리고 영감을 주는 글감이었다.
먼저 글쓰기 습관 형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몹쓸 글쓰기(이하 '몹글')는 한 달에 총 20개의 글을 쓴다. 물론 모두가 100% 완주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기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을 지향하기에 매일 쓰기도 좋지만 꾸준히 쓰기를 더 선호한다.
약 2년 가까이 모임을 운영 및 참여하면서 나는 단 한 번도 100% 인증을 놓쳐본 적이 없다. 꾸준함이 강점이기도 하지만, 엄연히 운영자로서의 책임감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인증 시스템상 개인의 인증 현황과 전체 인증현황이 모두 산출되기에 적어도 운영자가 인증률을 떨어뜨리는 건 하지 말아야겠다는 첫 마음 덕분이다.
습관을 형성할 때는 3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내가 그것을 하려는 분명한 이유, 새로운 정체성 세팅, 그리고 할 수밖에 없는 환경 설정. 이 세 가지를 나에게 대입해 보면 이렇다.
글을 쓰는 것이 지금의 나에겐 내면의 호흡이며 탐구의 시간이다. 나는 글을 쓰며 원하는 삶을 향해 매일 나아가는 중이다. 따라서 글쓰기는 하루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일에 해당한다.
글을 쓰면서 작가라는 호칭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나 스스로는 '작가'라는 정체성 보다 '글을 쓰며 나다운 삶을 찾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이 농도가 짙다. 여기에 글쓰기 모임의 운영자라는 환경을 더해주니 글을 쓰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힐 수 있었다.
세상사가 전부 그런 건 아니지만 많은 부분 좋은 습관을 들이는 과정에선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하는 게 도움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몹글은 느슨한 연대를 형성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존중과 긍정의 피드백,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 북돋아주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굳이 따지자면 내향적인 모임에 더 가까워 보이지만 마음을 나눌 땐 누구보다 서로에게 진심이다. 그래서 한 번 연결되면 푹 빠질 수밖에 없는 커뮤니티라고 자부한다.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모임의 본질은 글을 쓰는 것이기에, 몹글에서는 작가님들께 글감을 제공해 드린다. 글감 달력 이미지를 만들어 공유해 드리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매일 아침, 관련 책 구절을 담은 모닝 레터를 발행하며 작가님들이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부분은 내가 직접 하는 게 아니라 누구보다 탁월하며 그림 동화 작가님이신 글향 작가님의 도움을 받고 있다.
다른 작가님들의 후기에도 등장하는 표현이었지만 몹글에 참여하는 작가님들은 모두 모닝 레터로 하루를 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 역시 매일 아침 작가님의 레터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몹쓸 글쓰기는 오늘로써 7기 일정이 끝나고 연이어 다음 주부터 시작될 8기를 모집하고 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꾸준히 글을 썼지만 어느덧 멈춰 버린 분들, 글을 쓰고는 있는데 차마 발행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쌓아만 두고 계신 분들, 글쓰기는 여전히 나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 누가 내 이야기에 관심이나 있겠냐며 미루고 계신 분들에게 가닿았으면 한다.
이 모든 상황에 공감할 수 있고 응원할 수 있는 분들이 모임에 함께 하고 있기에 적어도 이 안에서는 안전함을 느끼게 될 테니까.
아직은 구상 단계지만 몇몇 작가님들의 요청에 따라 파생된 모임들도 만들어 볼 계획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성장하고 싶은 나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함이고 더 많은 분들과 연결되고자 하는 바람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어느덧 나에겐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예찬론자가 돼버렸다. 글을 쓰는 동안 내가 떠올리는 생각은 단 하나뿐이다. '쓰자'. 잘 쓰고 못 쓰고는 나에게 여전히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저 쓰는 것. 그것 하나만 실행에 옮길 뿐이다.
그러니 누구라도 용기가 필요한 분들이 있다면 함께 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몹글 8기는 이번주 일요일(10월 6일)까지 모집합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마감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