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3년간 나를 잘 알기 위해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덕분에 나의 글 속에는 '평소의 말'이 가득 남아 있다. '평소의 말'은 일상적이다 보니 면밀히 살피지 않고 흘려보내기 쉽다. 그런데 '평소의 말' 속에는 내가 알고 싶었던 '나'에 대한 단서가 담겨있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오늘은 코칭 시간을 통해 그런 나를 볼 수 있었다. 오죽하면 내가 코치님에게 “와, 코치님 진짜 용하시네요”라고 농담을 건넬 정도였을까.
오늘로 3회 차 만남이었다. 1회 차는 오리엔테이션 겸 코치님이 이 프로그램을 만든 계기에 대해 들었다. 2회 차는 나의 내면에 있는 욕구(6 Human Needs) 진단 검사를 통해 좀 더 면밀히 나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숙제로 작성해 온 '인생 그래프'를 토대로 이야기를 나눴다.
인생 그래프를 그리며 행복했던 순간 3가지와 불행했던 순간 3가지를 적어보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는데, 여기서부터가 놀라움과 탄식의 연속이었다. 코치님의 질문에 답을 해나가는 과정에 등장하는 나의 평소의 말들. 그것들이 앞서했던 6가지 욕구 검사의 상위 2가지에 맞물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1차 '소름’'었다.
6 Human Needs 검사에는 다양성, 안정, 인정, 기여, 성장, 소속감의 욕구가 나온다. 이 중에 나는 '성장'과 '소속감'의 욕구가 상위 2개의 욕구로 나왔는데, 나의 평소의 말 중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성취', '도전', '자기 증명', '쓸모', '효능감', '경험', '소통', '배움'과 같은 것이었다. 이것들은 모두 성장욕구와 소속감의 욕구가 높은 사람에게서 등장하는 표현이었다.
대화를 계속 이어나갔다. 어린 시절 가족관계를 살펴보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어 질문에 답을 해나가는 동안 점점 오늘의 내가, 무엇보다 내 안에 자리 잡은 거짓된 신념과 거기에 들러붙어버린 감정들이 무엇인지가 선명해졌다. 여기서 2차 '소름'이었고, 코치님이 내 지나온 삶을 모두 꿰뚫어 보고 있는 기분마저 들었다.
오늘의 코칭 시간을 통해 내가 '지금껏 믿고 있었던 나'와 '진짜로 원하는 나'의 괴리가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꽤 고무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코치님이 분명히 말씀하셨다. 좋은 성과인 건 맞지만 이제부터 앞으로의 과정이 고생 시작일 거라고.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해 두 해도 아닌 오랜 세월 동안 고착된 가치관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결국 피, 땀, 눈물을 흘리는 과정을 겪지 않으면 쉽게 바뀌지 않을 거라고.
'하아, 피, 땀, 눈물이라니…'
가는 길이 만만치 않더라도 충분히 가치 있는 길이라고 믿기에 기꺼운 마음으로 그 길을 선택했다. 코칭을 받으면 받을수록 오히려 지독하게 붙들어 보고 싶어 진다. 피, 땀, 눈물 정도야! 오늘 코칭 중에는 어렴풋이 앞으로 삶의 방향에 대한 힌트를 만났다. 이 부분은 다음번 코칭 이후에 기록으로 남겨보려 한다.
나는 '평소의 말'속에는 본연의 나에게로 향하는 열쇠가 숨겨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글로 된 기록을 추천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글이 아닌 거리낌 없이 쏟아져 나오는 말들을 담는 기록을 쌓다 보면 나에게로 향하는 지도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늘의 코칭에서 다시 한번 확신을 얻게 되었다. 이미 내 속에는 답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나는 조금씩 그 답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다음번엔 또 어떤 만남이 계획되어 있을까? 무척 기대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