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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Nov 29. 2024

글쓰기로 빚어가는 삶의 즐거움

글쓰기가 삶이 되어 살아가는 즐거움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 매 달 진행하고 있는 글쓰기 모임에 함께 하시는 작가님들은 그 즐거움을 진하게 경험하며 살아가시는 분들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2년의 시간을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 설명할 방법이 없다.


글을 쓰며 만난 사이는 좀 더 각별하다. 마치 오랜 시간 수 백 수 천 마디의 속 깊은 대화를 나눈 것처럼 서로에 대해 진심으로 공감하게 된다.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적어도 내가 만난 분들은 언제나 서로에게 진심이었다. 그래서 소중하다. 한 분 한 분이 특별하다.


오늘은 한 달의 글쓰기 모임의 마지막 날이다. 그리고 주말이 지나면 바로 새로운 기수가 시작된다. 시작과 끝의 경계가 모호하지만 엄연히 시작과 끝이 존재하기에 마음은 사뭇 다르다. 또 어떤 분들이 함께 하실까, 또 어떤 글이 우리 삶에 쌓이게 될까 설레고 기대된다.


모임을 2년간 하다 보니 좋은 점이 하나 있다. 글을 쓰고 싶을 때 오랜만에 다시 찾아와 주시는 분들도 계시다는 것이다. 그럴 때면 내심 더 반갑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혼자 신나 할 때도 있다.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기억된다는 게 이런 기분이 구나하는 마음과 '나 그래도 잘 살고 있네'하며 괜스레 나 자신이 자랑스러워지기도 한다. 


한동안 쉬다가 찾아오시는 분들은 하나같이 같은 이야기를 한다. "쉬는 동안 글을 하나도 안 쓰게 되더라고요." 이 말을 들을 때면 언제나 이런 생각이 든다. '암요. 작가님.' '원래 인간은 생존과 멀리 있는 것부터, 그중에 구태여 굳은 의지를 발휘해야만 하는 것부터 안 하게 되어있는 거잖아요.' 사실 그래서 나도 쉬지 않는 것이다. 아니, 쉴 수 없는 것이다. 원래 탑을 쌓는 데는 공을 들여야 하지만 무너뜨리는 데는 굳이 공을 들일 필요가 없다. 의지를 놓기만 하면 되니까.


다시 글을 쓰고 싶을 때 찾아오는 모임. 다시 나의 이야기를 꺼내어 놓고 싶을 때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다정한 모임. 어쩌면 몹쓸 글쓰기가 그런 모임이지 않을까? 앞으로도 그런 모습으로 오래 남아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보며 이번 한 달의 여정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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