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출간해 볼 용기가 선뜻 나지 않아 일찍이 여름이 시작될 무렵 봄의 끝자락 어딘가에 그 마음을 두고 왔다. 그런 줄 알았는데, 그 마음이 발이 달렸던 건가, 무슨 반지원정대라도 된 듯 겨울의 나에게 찾아왔다. 그리고 질문을 던졌다. “진짜 책 안 쓰고 싶어?”
“아니, 쓰고 싶어.”
끝났다. 내면의 소리가 두려움 보다 먼저 튀어나왔다는 건 이미 욕망하고 있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결론은 단 한 가지뿐이다. 책을 쓰는 것.
여기까지는 좋은데, 당장 무엇을 써야 할지는 모르겠고, 이러다 또 제자리일 것 같아서 전자책을 써보기로 했다. 종이책 출간보다는 부담감이 덜하고, 이 참에 책 쓰는 것을 맛보기는 충분할 것 같다고 생각하여 전자책 쓰기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다. 마침 지인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도움을 받기로 했다.
딱 보름이면 책 한 권이 뚝딱-! 나온다는 것에 혹했다. 올해 초에 세웠던 계획 중 하나를 지켜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에 설레기까지 했다. 또 다른 이유는 전자책을 온라인 서점에 직접 등록해 보는 작업까지 해본다고 했다. 알아두면 추후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5일이 지났다. 매일 한 꼭지의 글을 쓰고 있으니 현재 5개의 글이 저장되어 있다. 프로그램의 스케줄을 보니 10일 차 까지는 10개의 글을 쓰고 11차부터 15일 차 까지는 퇴고의 시간을 갖는다. 이후 책 디자인도 하고 최종고를 가지고 서점에 등록까지 하면 대략 한 달 안에 모든 일정이 끝난다.
사실상 전 과정을 직접해야 하는 만큼 어떤 의미에선 굳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야 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미 겪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뭔가를 계획했을 때 혼자서 척척 해내는 일은 살면서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계획의 경우 절대적인 강제성이 동원되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게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나 자신을 봐도 그렇다. 제 아무리 3년간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한들 책 쓰기는 또 다른 영역의 일이다. 그러니 늘 주저하고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전자책 쓰기는 하나의
징검다리 역할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 이 말인즉슨 2025년엔 필히 투고를 해보겠단 소리이기도 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평소보다 더 진득이 글을 쓰는 시간을 갖고 있다. 덕분에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글을 써 내려갈 수 있는 지구력이 길러지는 중이다. 갈수록 몸이 점점 축나고 있다는
것이 맹점이긴 하지만.
과연 어떤 형태의 전자책이 완성되려나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또 얼마나 성장하게 될까, 나의 세계는 얼마나 확장될 수 있을까 궁금하다. 이번 전자책이
완성되면 브런치에도 꼭 등록해 놔야겠다!
연말에 아주 글 쓸 복이 터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