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5] 목요일 라이프 매거진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이미 습관 형성의 대가로 알려진 제임스 클리어의 저서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제목만큼 직관적이고 명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제목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미 제목만으로도 생각 없이 흘려보내는 나의 하루를 반성하게 된다.
목요진 5번째 이야기는 습관에 대한 것이다. 2022년 첫 3개월 동안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동안 습관 형성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해왔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 마침 2월도 1/3 지점을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 한 번쯤 마음을 다져보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습관을 만든 다는 것은 언제나 설렘과 버거움, 그리고 좌절이 공존한다. 초등학생 시절(내가 다닐 당시는 국민학생이었다)을 돌이켜 보면 방학 기간 동안 어김없이 생활계획을 세우곤 했다. 큰 동그라미를 그리고 시간을 쪼개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무엇을 하겠다고 적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부터 지켜내기란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숙제 제출이 목적이었던 시절이었다.
어느새 30여 년이 흘러 내 나이가 40대가 되었다. 이번에는 동그라미를 그리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때만큼 구체적으로 시간을 세분화하지도 않는다. 이만큼 살아보니 나라는 사람이 구체적인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대부분 의식의 흐름에 따라 실행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습관 형성은 왜 그리 중요한 것일까. 사람들은 왜 연말 연초면 습관에 대해 고민할까. 우리는 모두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살고 싶은 욕구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직장 생활을 할 때 보다 지금 더 그 욕구가 강하게 작용함을 느낀다. 그럴만한 것이 직장인일 때는 업무를 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어느 정도는 생산적으로 흘러간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온종일 집에 있는 요즘 하루를 돌아보면 만족보다는 대체로 아쉬움의 평가가 더 많이 남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습관 형성으로 관심이 기울게 되었다.
제임스 클리어는 본인의 저서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습관은 양날의 검이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우리를 좌절시킬 수도 있다. 매일의 사소한 일들이 얼마나 근본적인 것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그의 말 대로 습관의 힘은 가치중립적이다. 좋은 습관이 있다면 좋지 않은 습관도 존재한다. 긍정의 인풋을 넣으면 긍정의 아웃풋이 나올 것이고 부정의 인풋을 넣으면 부정의 아웃풋이 나오는 것이 습관의 작동 메커니즘이다. 물론 쉽게 단순화시켜 말할 수는 없겠지만 대체로 그렇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월이 시작되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 미라클 모닝과 모닝 리추얼의 실천. 오늘은 지난 한 주를 돌아보며 지켜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반성의 마음으로 글을 적어 보게 된다.
지난 한 달을 보내며 가장 큰 필요를 느낀 것이 있었다. 시간 관리. 어떻게 하면 나의 하루를 더 집중력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미라클 모닝의 실천이었다. 공감할지는 모르겠지만 육아 중인 사람들에게 나를 위한 시간은 사실상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그나마 직장 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직장에 있는 시간이 가장 나를 위한 시간이 될 정도니 말이다.
성장에 대한 욕구와 육아에 대한 책임이 가장 많이 대립되는 삶을 살다 보니 나에게 시간은 언제나 절실함의 대상이다. 틈새 시간을 공략해보기 위해 노력해 보았지만 집중력을 끌어 모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런 의미에서 미라클 모닝은 나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그렇게 간절한 미라클 모닝을 나는 얼마나 실천했을까?
부끄럽지만 겨우 하루 이틀이었다. 애석하지만 여전히 나의 습관은 이른 아침을 깨우기보다는 늦은 밤에 더 활성화되도록 세팅되어 있었다. 그나마 경험한 하루 이틀의 기록을 보면 정말 확연히 눈에 띌 만큼 처리해 내는 일들이 많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늦은 밤이라고 시간을 허비하는 편은 아니지만 대체로 에너지가 분산되는 경우가 많았다.
미라클 모닝을 더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모닝 리추얼이 함께 수반되면 좋다. 사실 미라클 모닝은 잘 지켜내지 못하고 있지만 모닝 리추얼은 거의 매일 실천 중이다. 나의 아침을 깨우는 의식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만으로도 아침의 생산성이 달라진다.
사람들 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모닝 리추얼은 대체로 잠을 깨우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찬물 세수, 가글, 찬바람 쐐기, 따뜻한 물 한 잔, 스트레칭하기 등 수면과 비수면을 분명하게 구분 짓는 행동을 한다. 그러고 나서 말씀 묵상과 독서를 통해 의식까지 깨워주면 모닝 리추얼이 끝난다.
별 것 아닌 행동들이지만 내가 왜 하고 있는지에 분명한 이유를 답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별 것 아닌 행동들이 아니게 된다.
단 하루 이틀의 경험만으로도 지켜내면 유익한 점이 많다는 것을 잘 알지만 이미 배어있는 습관의 관성이 이처럼 강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또 한 주를 기록하며 얼마나 실천해 냈는지 점검해볼 것이다.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잠자리에 드는 시간일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나의 정체성을 다시 세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는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겠다'에서 '나는 매일 아침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창조적인 사람이다'로 나의 정체성을 변화시켜보기로 했다.
아빠가 된다면 나는 나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아이를 위해 쓰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육아란, 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스케일의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것을.
기본적으로 아빠와 아이는 서 있는 위치가 다르다. 그래서 아빠는 많은 횟수를 앉았다 일어서다를 반복하게 된다. 이것 만으로도 이미 허리와 무릎을 부여잡는 날도 있다. 아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 평소 잘하지 않는 몸동작도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런 날 잠자리에 들 때면 어김없이 곡소리가 난다.
나를 지키며 아이를 챙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래 봐야 이제 2년 차에 접어든 육아 아빠에게 이런 노하우가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기로운 육아 아빠로 살기'라는 소제목을 적어본 것은 간절한 바람을 표현해보고 싶어서였다.
육아 생활에 슬기로워지고 싶어서 간혹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해보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선배들의 조언과 나의 생각을 몇 가지 적어본다.
첫째, 아이의 웃음 포인트를 발견하라
육아의 핵심은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쌓아가는 것이다. 평소 아이가 어떤 소리에, 어떤 행동에, 어떤 장난감에 더 많이 반응하는지를 잘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내가 좀 망가지면 어떤가.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린다면 오히려 더 오버하게 된다. 그 웃음소리가 너무 소중하니 말이다.
둘째, 패턴을 잘 만들어야 한다
결국 육아도 습관을 잘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행히 우리 아기는 예민한 아이가 아니다. 나름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규칙적이다. 퇴사 후 제주 한 달 살기를 다녀오면서 잠시 패턴이 무너졌었지만 시간을 들여 다시 잡아 놓고 나니 하루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이는 성장하고 있으니 언제 또 어떻게 바뀔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셋째, 행동은 두 수 앞을 내다보아야 한다
아이가 깨어 있을 때는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신경 쓰인다. 특히 독박 육아의 날에는 더 그렇다. 그럴 땐 신체 리듬조차 잘 컨트롤할 필요가 있다. 육아를 하면서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곳이 설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가 사용한 쪽쪽이, 젖병, 그리고 아이가 입에 넣었던 여러 가지 것들.
내 아이를 달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라면 특히 여분을 확보해 놓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수시로 세척해서 소독기 안에 넣어 두어야 한다. 정말 급할 때는 미리 준비해 놓지 않은 것 가지고도 신경이 예민해질 수 있다는 것을 꼭 염두하자.
넷째, 체력은 육아력이다
설명이 필요 없다. 육아는 체력전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장 절실히 느끼는 크리티컬 포인트이기도 하다. 아이의 웃음이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물리적 체력 소모는 막을 방법이 없다. 평소 걷기 조차 하지 않고 살아온 나의 지난날이 너무나 후회된다. 진심으로 아이가 배속에 있던 2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무조건 매일 걷기라도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글쓰기를 마치면 잠시 나갔다오든가 해야겠다.
다섯 번째, 육아는 역시 장비빨이다
많이 들어본 말일 것이다. 육아는 장비 빨. 제 아무리 아이디어가 많은 부모라도 하루 종일 아이를 재밌게 해 주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역시 아이의 혼을 쏙 빼는 잇 템들이 한두 가지는 필요하다.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소리가 화려하던가 모양이 특색 있는 것을 고려하여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육아 장비는 철저히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만약 지금 우리 집 여건이 여유치 않다면 우회적인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여섯 번째, 공동 육아 작전
뭉치면 올레! 가 아니라 뭉치면 아이템도 다양해진다. 이왕이면 육아 동지를 몇몇 사귀어 놓으면 좋다. 우리 아이의 경우 제주 한 달 살기 중에 만난 아이의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 사는 곳도 멀지 않아 문화센터를 같이 다니고 있다. 끝나면 함께 티타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어떤 날은 서로의 집으로 가서 아이를 함께 돌봐준다.
자주는 아닐지라도 정말 육아 중인 부모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시간이 필요하다. 공동 육아는 서로가 서로의 아이를 챙겨주니 좋다. 아이에게도 사회성을 길러 주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이제 아빠가 더 이상 웃기지 않을 때 친구네 아빠 또는 엄마가 등장하니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효과가 있기도 하다.
앞서 이야기했듯 이제 겨우 첫 돌이 지난 아이를 돌보는 초보 아빠의 짧은 경험일 뿐이다. 그래도 나름 살아보겠다고 고민한 것들을 기록으로 남겨보았다. 별로 새로울 것도 없겠지만 그 의미는 역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않을까. 몇 가지 생각들을 적어보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육아는 아이의 우주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누구나 다 지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친구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곤 하지만 어쩌면 육아는 나이가 들어도 끝이 나지 않는다. 자녀가 독립을 하고 나면 손주를 봐주고 있는 부모님을 생각해보라. 그렇다 할지라도 아이의 정서가 형성되는 시기의 육아는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시간인 것 같다.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나니 아내와 함께 아이를 돌 볼 수는 있지만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나의 고민에 대해 지인 분께서 해 주신 말이 떠오른다.
"아이에게는 엄마의 자리와 아빠의 자리가 모두 필요한 것 같아. 경제적인 부분이 고민될 수밖에 없겠지만 지금 너는 아이의 우주를 만들어 주고 있는 거야. 그러니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아이의 기억 속에 멋진 아빠가 되고 싶다.
아이에게 멋진 우주가 되어 주고 싶다.
회사를 떠나 인디 워커로 살아보겠다고 선언한 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지만 무슨 일을 하고 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다 보니 점점 불안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이전처럼 그저 그런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적 갈등이 심해질 무렵 이런 말을 들었다.
"사실 불안이란 감정은 없는 거야. 그건 그냥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나'라는 생각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래. 그러니 네가 선택한 용기에 대해 스스로 더 믿음을 가져봐. 자꾸 불안해하면 쉬는 것조차 온전히 쉬지 못하게 될 테니 말이야."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오랜 시간 직장 생활을 했었고 더 오랜 세월 직장인으로 살아온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다. 대부분 나의 친구들은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는 나를 이루는 환경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처음의 호기로운 걸음도 점점 이 길이 맞는지 되묻게 된다. 그렇다고 직장 생활을 할 때를 떠올려보면 또 그다지 긍정적인 미래는 그려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불안해하는 것도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 나를 진득하게 믿어주지 못하는 것도 오래 반복되면 자존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니 혼란스러울 때는 이 문장을 꺼내어 보며 나의 선택과 용기를 더 믿어주기로 하자. 혼자인 듯 하지만 둘러보면 함께 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힘이 된다. 그들과 함께 서로의 용기를 응원해주며 꼭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