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6] 목요일 라이프 매거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재미난 것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일이 잘 풀리는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표현하는 것 중 하나는 '삶이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길게 보면 인생의 흐름을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짧게 보면 오늘 하루도 나의 기대와 다르게 흘러갈 때가 참 많다.
여전히 긍정의 평가보다는 반성의 내용이 더 많은 데일리 리포트를 보면 나의 하루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더 이상 직장인이 아니다 보니 나 자신에 대한 통제권은 오롯이 나에게 있지만 여전히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하루를 마무리할 때면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목요진 여섯 번째 이야기는 신념에 대한 것이다.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감정의 기복이라는 순간에 접어드는 것은 언제나 반갑지 않다. 직장에서 벗어나 불확실한 미래를 꿈꾸며 하루를 채워가는 삶을 살다 보니 그 순간은 하루에도 수차례 찾아오며 나를 괴롭게 만든다.
이런 시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까? 한 주간 나를 괴롭힌 생각들을 글로 적어보기로 했다.
오래전 읽었던 책 한 권을 다시 꺼내 들었다. 한때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였던 조엘 오스틴 목사님의 책 <긍정의 힘>이다. 책장을 정리하다 꺼내 들었던 책의 목차들을 다시 보고 빠르게 넘겨가며 당시에 밑줄 그었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다시 읽어보던 중에 눈에 들어온 단어가 있었다.
타이밍
인생에는 타이밍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긍정의 힘>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쓰인 책인 만큼 '하나님의 타이밍'을 의미하지만, 신앙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생각해봐도 지난 삶을 돌아보면 무수한 순간들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여기까지 왔음을 깨닫게 된다.
인생에는 다 때가 있다. 그게 언제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으면 좋겠지만 누구도 미리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의 묘미일지도 모르겠다. 내일을 모르기에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 있다. 반대로 오늘을 최악으로 흘려보낼 수도 있다. 무엇이 결과의 극명한 차이를 만들어 낼까. 나는 그것이 '신념'이라고 생각한다.
신념의 사전적 의미는 '굳게 믿는 마음'이다. 뜻은 간단 하지만 영향력은 엄청나다. 무엇을 믿고 사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은 천차만별이다. 적어도 삶이 나아지길 기대하며 사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무엇인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을 믿고 살아간다. 자기 확언을 하는 것도 더디기만 한 삶의 변화 속에 자신을 잘 지켜내기 위함일 것이다.
나의 지난 한 주는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요동치는 시간이었다. 경제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계속 소모되는 시간을 살다 보니 점점 지쳐가는 나를 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한 가지 있다. '나는 이제부터 진짜 나로 살아갈 것이다'라는 것. 퇴사를 결심했던 무렵 나는 누구를 위해서도 조직을 위해서도 아닌 오직 나의 성장을 위해서 모든 재원을 아끼지 않기로 마음먹었었다. 그것이 지금의 나를 지켜내는 가장 큰 힘이 되어 준다.
만약 지금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면, 어떤 변화의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되내어 주는 거은 어떨까. 나의 인생의 조각은 계속 맞춰지고 있다고. 멈추지 말고 계속 나아가야 할 이유는 우리는 퍼즐이 완성되는 시기를 모르게 때문이라고 말이다.
동계 올림픽 시즌이 좋은 것은 선수들을 통해 매일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경우 4년이라는 긴 시간을 갈고닦는다.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무엇이 그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견디게 해 줄까.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자신의 기록이 0.001초라도 나아지고 있다는 기록을 확인한다면 초 단위 경쟁을 하는 선수들에게는 오늘을 견뎌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나에게는 어떤 기록들이 견디는 힘이 되어주었을까. 한달어스 18기의 졸업과 함께 14기 때부터 이어온 완주의 결과물을 꺼내 보았다. 한 기수에 복수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을 포함하면 어느새 쌓인 금메달이 8개다. 한달어스에서는 30일 프로그램을 완주하면 수료증을 주는데 100% 완주했을 경우 수료증에는 금메달이 표시가 된다.
14기부터 18기까지 기수로는 총 150일, 참여한 프로그램으로는 총 240일을 빠짐없이 완주한 셈이다. 시각화된 결과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실제로 더 큰 효과가 있다. 나의 성실함이 증명되는 기분을 가지게 해 준다. 그리고 긍정의 선순환이 되어 계속 해내고 싶게 만든다.
특히 요즘처럼 삶이 지쳐 나 자신의 가치가 희미하게 느껴질 때 하나씩 꺼내보면 나에게는 충분히 해내는 힘이 있다는 것을 회복시켜주는 좋은 매개체가 된다.
글로 된 기록들도 견디는 힘을 쌓아가는 좋은 요소가 된다. 지난 글들을 보고 있으면 기록할 당시의 감정들이 되살아남을 경험한다. 희망에 부푼 감정도 절망 가운데 허우적대던 것도 고스란히 글 속에 남아있다.
현재의 상황이 힘들 땐 지난날의 희망을 통해 극복할 힘을 얻게 되고 절망을 통해서는 위로를 받게 된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를 모르지만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어떻게 하루를 살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 기억을 잘 간직해 놓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순간을 극복해 낼 수 있는 아이템을 하나 쟁여 놓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기록이 축적되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것이 많다. 개인적으로 경험한 효과들 중 가장 긍정적인 효과는 자기 효능감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매일같이 삶의 불확실성을 마주하며 살아가야 하기에 자기 의심은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것이 인생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자기 효능감과 자기 의심의 출발선이 다르다면, 그리고 어디에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느냐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진다고 한다면 자기 효능감을 쌓아가는 것에 지속적으로 힘을 쏟아부어 주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도 어김없이 한 주간의 삶을 기록하는 가장 큰 목적이다.
유튜브 콘텐츠를 보다가 재미난 표현을 듣게 되었다. '애매한 재능.' 좋아하는 일로 삶을 풍족하게 살아가고 싶지만 '좋아하는 일'을 찾기란 여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럴 때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애매한 재능을 돌아보라는 말을 들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것들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령 클래식 악기를 다루는 재능이 있다고 하자. 세상에는 천재성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이 클래식 연주자로 성공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렇다면 애매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오히려 클래식이라는 세계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소개해주는 역할로 성공할 수도 있다.
이렇듯 나에게 있는 애매한 재능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세상에 알릴 때 그것이 세상의 필요와 만나게 된다면 새로운 수익 모델로 확장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애매한 재능'이라는 표현은 기발하면서도 의미 있게 다가왔다. 회사로부터 독립을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대체 무엇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답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것을 경험해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과정을 지나가고 있기에 하루에도 감정이 요동치곤 하는데 이럴 때 나의 애매한 재능을 나열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과 그것들을 보다 잘하는 것으로 다져가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꾸준히 기록하는 것은 가장 필요한 행동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이것으로 여섯 번째 목요진을 발행하게 되었다. 키워드를 정하고 생각을 글로 정리해 나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나에게 글쓰기는 늦게 발견한 애매한 재능이다. 그것도 유일한 재능이다. 달리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보니 이 애매한 것을 어떻게든 부여잡으려고 애쓰게 된다. 다른 것에 대체로 평정심을 유지하는 편이지만 글에 대한 반응에는 일희일비하는 것이 그만큼 욕심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오늘의 목요진은 자칫 금요진이 될 뻔도 했다. 육아로 빨려 나가는 정신줄을 겨우 붙잡고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든 오늘의 글을 발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나 자신을 보니 다시 한번 글쓰기는 애매한 재능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러면서 동시에 느껴지는 것은 '나, 글 쓰는 거 꾀나 좋아하는구나'하는 것이다. 그리고 글 쓰는 일을 잘하고 싶은 욕구가 제법 강하다는 것이다. 솔직히 세상에 글 잘 쓰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그리고 셈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굳이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인생의 조각이 맞춰져 가고 있음을 믿는다. 그리고 인생의 때는 분명히 올 것이라고 믿는다.
사람은 자신이 믿는 대로 살아가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생의 바닥을 보게 될 때 그 신념의 깊이를 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적어도 오늘 나는 나의 신념이 어제보다 조금 더 깊어졌음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글을 통해 다시 한번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 그러니 혹여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이 있다면 꼭 기억하자.
오늘은 나의 조각이 완성되기 위해 지나가는 시간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