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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Dec 13. 2024

글쓰기는 고요함과 적막함 사이 어디쯤의 행위

아무도 없는 집. 째깍째깍 시계 초침 소리마저 생생하게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 잔잔하게 틀어놓은 음악과 시계소리, 그리고 자판들 두드리는 소리 말고는 어떤 소음도 찾아볼 수 없는 가운데 글쓰기를 시작한다. 글을 써야겠다고 자리에 앉아 실제로 쓰는 행위를 시작하기까지 머릿속엔 수많은 생각들이 오갔다. 마치 블랙 프라이데이 특가를 노리기 위해 쇼핑몰 앞에 일찍부터 줄을 서있다가 문이 열리는 순간 와르르 쏟아져 들어가는 인파처럼 생각이 쏟아져 들어왔다 나간다.


거르고 또 걸러 오늘도 글쓰기에 대해 글을 쓴다. 


요즘 전자책을 마무리 중에 있다. 처음 시작할 땐 몹쓸 글쓰기를 알리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생각했는데 쓰다 보니 갈피를 잃은 건지 아니면 진짜 쓰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튀어나온 건지 헷갈린다. 아마도 조만간 퇴고의 쓴 맛을 경험하게 될 것 같다. 


겨우 10 꼭지의 글로 구성된 전자책이다. 분량이 그리 많은 건 아니지만 나름 글쓰기에 대한 에세이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좋았다. 


글쓰기는 나에겐 일상이 돼버린 지 오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게 글을 쓰는 편이다. 그럼에도 꼭 지키는 조건이 하나 있다. 적막할 만큼 고요함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적막함과 고요함의 차이는 전자는 쓸쓸함이 묻어있고 후자는 평온함이 깔려 있는 상태다. 즉, 글을 쓰는 순간은 평온하면서도 주변과의 단절로 쓸쓸하기도 할 때가 자주 있다.


요즘 나는 한 가지 고민을 반복하고 있다.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일까?' '그 가치는 돈과 교환이 되는 가치일까?' 


참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는 생각이 있다. 나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늘 그다음이 풀리지 않는다. '무엇으로' 타인을 도울 수 있는지, 그것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멈추지 않고 글을 쓰는 이유는 글을 쓰며 방법을 찾기 위함이고, 글을 통해 마음을 전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나의 모습은 과연 내가 그럴만한 사람인가 의문을 갖게 만든다.


글을 쓰며 지나온 삶을 통해 분명 나 자신에 대한 다양한 의문에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었고, 불안한 현실의 상황 가운데에도 마음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그러나 여전히 명확한 꿈을 그려내지 못하고 있음이 오늘따라 답답함으로 남는다. 그래서 오늘의 글쓰기는 유독 적막함에 더 닿아있는 듯하다.


12월이 이제 스무날도 남지 않았다. 이 달의 글쓰기는 다가올 새 해를 미리 계획해보고자 했으나 여전히 풀어야 할 감정들이 있는 것 같아 좀 더 여유를 갖고 현재에 머물러 보려 한다. 


'알레야, 너는 뭘 원하니?'

'알레야, 너는 뭐가 되고 싶니?'

'알레야, 너는 어떤 꿈을 꾸고 있니?'


과연 이 질문에 어떤 답을 달수 있을까. 12월의 남은 날 동안 글을 쓰며 답을 찾아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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