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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Dec 12. 2024

꾸준함을 키우고 싶으면 매일 하세요

사람들이 말한다. 나의 강점은 꾸준함이라고. 이제는 나 역시 동의한다. 꾸준함에는 좀 자신 있는 편이다. 그런데 그동안 말 못 한 이유가 한 가지 있다. 아니 어쩌면 이미 말했을지도 모르겠다. 워낙 이 말 저 말 글 속에 솔직하게 떠들어 대는 사람이다 보니 내가 어떤 말까지 했는지 전부 기억하지 못한다. 


가장 강력한 꾸준함의 영역은 단연 글쓰기다. 적어도 3년을 넘도록 글을 쓰고 있으니까. 그런데 내가 이렇게 꾸준함을 유지하는 그 말 못 한 한 가지 이유는, 멈추면 다시 돌아오기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선택하는 순간 수많은 쾌락의 요소들이 기회비용이 돼버린다.


나의 경우 드라마를 무지 좋아한다. 지금도 각종 OTT에 봐야 할 드라마가 밀려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목요일 밤 10시 30분에, 만약 글쓰기를 선택하는 대신 아내와 드라마 보기를 선택한다면 적어도 새벽 2시까지 약 3-4편의 드라마를 몰아볼 수 있다. 상상만으로도 위험하다. 당장이라도 거실로 나가 TV를 켜고 싶으니까. 그럼에도 글쓰기를 선택하는 이유는, 이번 주 월, 화, 수 가족 여행을 다녀오며 브런치 글쓰기를 쉬었더니 벌써 몸이 어색함을 느끼고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글을 쓰지 않은 건 아니다. 소셜 미디어에 짧은 글을 쓰긴 썼다. 그러나 나의 주종목은 긴 글을 쓰는 것이기에 이 부분에서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욕구가 강하다. 그 좋아하는 드라마 타임도 뒤로 할 만큼 지켜내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그동안 꾸준함에 대해 나는 '매일' 행동을 반복하는 것에 의미를 두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에 무게 중심을 두기 시작하면 사람은 누구나 쉽게 지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확히 얼마간의 빈도가 적정선인지는 정답은 없지만 내 경험상 월 1회씩 2년 넘도록 지속하고 있는 오디오 콘텐츠의 경우도 주변에서는 꾸준하다는 말을 해주는 걸 보니 월 1회 까지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랬던 사람이 오늘따라 '매일'을 강조하는 이유는 정말 앞서 이야기했던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본 궤도로 돌아오려면 크던 작던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것 말이다. 솔직히 브런치에 365일 글을 쓴다는 건 꽤 힘든 일이라는 걸 잘 안다. 실제로 올해 초 야심 차게 시작했던 셀프 챌린지 글쓰기 365는 200여 일을 하고 멈췄다. 


힘들다는 걸 잘 알기에 '매일'을 강조할 땐 브런치와 같은 미드폼을 매일 쓰라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나의 경우 매일 꾸준한 글쓰기를 위해 두 가지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주 5일 미드폼 글쓰기. 수시로 숏폼 글쓰기. 


미드폼 글쓰기는 브런치에 쓰는 약 1500자 내외의 글을 의미한다. 숏폼 글쓰기는 주로 소셜미디어(스레드)에 툭툭 던지듯 기록하는 글을 뜻한다. 이 두 가지 패턴은 상호작용을 한다. 미드폼에서 숏폼으로, 숏폼에서 미드폼으로 아이디어가 오가기 때문이다. 


숏폼 글쓰기가 일종의 '잽'이라고 한다면 미드폼 글쓰기는 '훅'과 같다. 잽을 날릴 땐 군더더기를 빼고 핵심만 담아내려 하니 어딘가 허전함이 남기도 한다. 그럴 때 허전함을 채워주는 게 훅의 역할이다. 따라서 둘을 잘 활용하면 오히려 글쓰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또 다른 건 압도적인 양의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한 달간 브런치에는 20개의 글을 발행했다면 스레드에는 50개가 넘는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한 달간 도합 70개가 넘는 글을 썼다. 


마지막은 가족여행처럼 매일의 루틴이 끊어지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숏폼 글쓰기를 지속하면 흐름과 감각은 유지할 수 있어서 다시 본 궤도로 빠르게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정도만 해도 누구나 '매일' 꾸준한 글쓰기가 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마저도 버겁다면 그땐 우선 스레드에서 짧은 글쓰기를 시작해 보는 걸 추천한다. 단, 반응을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마음 가짐을 꼭 함께 가지고 와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자.


무엇을 하든 꾸준함에 이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매일 반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매일을 '강-강-강'으로 했다간 순식간에 불타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니 '강-약-중강-약'의 리듬을 유지해 보자. 분명 매일 쓰기가 어렵지 않아 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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