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해를 꿈꾸며 말고 발리를 꿈꾸며
그냥 마음속에 낙원을 그려본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기억 속의 장면이 사진에 담겨 남아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고 느끼는 요즘이다.
벌써 5년 전이 돼버린 이 풍경은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아내와 함께 떠났던 발리 여행은 우리 둘에게 가장 아름다웠던 여행지로, 언제든 다시 가고픈 낙원으로 남아있는 추억이다. 이제는 셋이 되어 어디든 이전처럼 쉽게 갈 수 있는 처지는 못되지만 언젠가 가겠지 하며 아쉬운 마음 달래 본다.
숙소를 나와 유유히 걷기 좋았던 정원. 넓지 않아 금방 바다에 닿았고, 길을 따라가면 수영장과 야외 바가 있었다. 언제나 경쾌한 리듬의 음악이 흘러나왔고, 볕이 좋을 때는 어김없이 태닝을 하는 사람들이 썬배드를 차지하고 있었다.
생소할 줄 알았던 식물들은 나름 원예 회사에서 근무하다 보니 전혀 생소하지 않았고, 오히려 원시림과 같은 울창함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국내에서는 고작 화분에 심긴 작은 식물로만 봤기에 본토의 자연 속에 자라는 식물들의 기세는 말 그대로 등등했다.
진한 초록 빛감의 이파리와 하얀 플루메리아 꽃들, 그리고 그 꽃송이에서 풍겨 나오는 은은한 향기는 여전히 생생하다. 하와이 꽃이라 불리는 플루메리아 꽃을 국내에서는 여간 보기 힘든 것이 그저 아쉬울 뿐.
떠날 수 있지만 자유로이 떠날 수 없는 상황이,
언제든 갈 수 있어 미뤘지만 기약이 없어져버린 시절이,
나의 눈에, 나의 가슴속에는 남아있는 풍경을
내 아이에게는 언제쯤이나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를 세상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그 마음 한 장 사진에 담아본다.
그 마음 한 장 사진으로 위로받아 본다.
- 2017년 여름, 발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