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첫날이 시작됐다. 일단 침착하자. 오늘은 예정된 일정이 있으니 마음이 한결 여유롭다. 오늘의 계획은 키즈카페와 바비큐다. 일단 점심즈음 아이 친구네와 만나기로 했으니 아침은 좀 느긋하게 보내볼까 했는데 너무 푹 자버린 듯하다. 그렇다고 또 서두를 만큼은 아니니 일단 가볍게 속부터 채우기로 했다.
속을 든든히 하고 커피까지 한 잔 내리니 이제부터는 좀 서둘러야 할 것 같아 후다닥 정리하고 나갈 준비를 마쳤다. 매번 느끼지만, 왜 이렇게 서두르며 살아가는지 후회 아닌 후회를 하면서도 늘 반복하는 걸 보면 그냥 성격인가 보다 받아들이게 된다.
오늘의 일정은 파주 쪽으로 향했다. 운정에 위치한 키즈카페 놀이구름 키즈카페는 EBS에서 운영하는 듯 보이는 게 마치 뽀로로 테마파크처럼 EBS 채널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들이 전시되어 있고, 공간도 캐릭터와 관련된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다.
미디어 아트가 접목된 키즈카페라고 볼 수 있는데 일단 입장하면 짧은 영상을 보고 이동하게 된다. 다음 공간에서도 미디어 아트로 꾸며진 대형 무지개 폭포가 시선을 끌었는데, 아이들이 폭포를 만지면 물줄기가 갈라지기도 한다. 일단 들어서자마자 모두 사진 한 장씩은 찍고 가는 포토존이기도 하다.
솔직히 나도 EBS 어린이 콘텐츠는 잘 모르는데 그나마 들어본 건 '번개맨'하나였다. 아이가 주로 보는 콘텐츠도 대부분 EBS 콘텐츠가 아니다 보니 중간에 번개맨이 나와서 아이들과 사진 촬영을 하는 이벤트에도 아이는 시큰둥하다. 아이눈엔 그저 볼 풀 장과 미끄럼들이 있는 공간만이 들어올 뿐이고 서둘러 그리로 이동하지 않는 엄마 아빠를 채근하느라 바쁘다.
전체 규모로 보면 대형 테마파크라고 할 수 있지만 키즈카페 공간만 놓고 보면 완전 대형까진 아닌 듯했다. 그럼에도 5세 아이에겐 놀기 딱 좋은 공간이었다. 공간이 다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이리저리 쏘다니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 말인즉슨 따라다니는 아빠에겐 곤욕스러운 공간이란 소리이기도 하다.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고, 이쪽으로 들어가 저쪽으로 빠져나오는 구조의 통로가 여럿 있어서 순간 아이를 놓치면 그 즉시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근데 또 이런 구조여서 아이랑 더 신나게 놀 수 있었다. 굳이 의도하지 않아도 술래가 되어 아이를 찾아다니고, 아이는 열심히 소리 지르며 도망 다니는, 아주 아름다운 모습이 계속 연출되었다.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놀다 보니 어느새 번개맨의 미니공연 시간이 되어 모두 자리에 앉아 공연도 관람했다. 처음부터 아내와 아이 친구 엄마가 제일 앞줄에 앉아있던 덕분에 우린 가까이에서 번개맨의 공연을 직관할 수 있었다.
키즈카페에서 신나게 놀고 저녁을 먹으러 바비큐 장으로 이동했다. 30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한 곳은 '여기에 이런 곳이 있었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조금은 어색한 위치였다.
도착 후 바로 바비큐 세팅부터 했다.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아 직원 분이 수시로 고기를 봐줘서 좀 편하긴 했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맛있는 고기를 먹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구웠다. 아니, 사실 바비큐는 내가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캠핑하는 느낌도 내고 즐거웠다.
바비큐의 끝은 역시나 마시멜로우가 빠질 수 없다. 아이들은 마시멜로까지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바베큐장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한 편에 마련되어 있던 덕분에 아이들은 고기를 먹다 놀고, 놀다가 다시 고기를 먹으면서 키즈카페 후반전을 만끽했다.
신나는 연휴의 첫날. 계획했던 일정은 만족스러웠다. 놀이구름에서 바베큐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살짝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다행히 도착 후에는 비가 그쳤다. 춥지도 않고, 아이들도 잘 놀고 잘 먹고 돌아온 하루에 감사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내일을 고민할 차례다.
연휴는 이제 시작일뿐이다.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