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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rce Feb 01. 2023

얼죽아

얼어 죽어도 아이스 음료를 먹는 것에 대한 고찰

얼죽아라, 얼죽아는 얼어 죽어도 아이스로 시키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얼죽아가 많다. 왜일까?


얼어 죽어도 아이스를 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속이 답답하기 때문일까? 이것은 내 얘기다.

나는 가끔 속이 답답하면 아아가 굉장히 당기곤 한다.


흠, 아니면 성질이 급해서일까?

따뜻한 음료는 호호 불어서 식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성질머리 급하게 식기도 전에 마셔버리면 혀가 데일 수도 있다. 성질이 급하기로 유명한 한국인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나만해도 참을성 없이 입을 댔다가 몇 번을 데었던 듯하다. 나름의 연륜으로 이제는 뚜껑을 열어서 오래오래 식힌 뒤 마신다.


어찌 보면 따뜻한 음료는 나 같은 무심한 사람에겐 적합하지 않다. 따뜻한 음료가 식기를 기다리다가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버리면 적당히 맛있는 온도의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부지기수다. 뭐 좀 하다가 마셔볼까 하면 이미 차갑게 식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 맛이 좋지 않아서 먹을 맛이 안 난다. 짜게 식은 아메리카노를 억지로 홀짝인다. 고역이다.


전에 뉴스에서 보니 아이스 음료는 뜨거운 음료보다 건강에도 이롭다고 한다.

아이스 음료를 먹으면 안 좋은 점이라곤, 속이 좀 차가워서 배앓이를 할 수도 있다는 것뿐이다. (건강 염려증이 있어서 이런 것들을 찾아보는 편..) 따뜻한 음료는 그에 비하면 최악에는 식도암도 유발한다고 한다. 배앓이 정도야 암에 비하면 참을 수 있는 질병이다.



그러고 보면 아이스 음료는 원두의 맛을 크게 안 탄다.

따뜻한 커피야말로 커피 맛을 안다는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커피라는 음료가 늘 미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여유가 있을 때나 즐겨지는 것이다. (돈이나 시간적으로나) 가끔은 음료라는 것이 그냥 잠을 깨기 위한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어디 싼 커피 집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는다.



하지만 글을 적다 보니 얼죽아의 장단을 따지는 것이 의미가 있나 싶다. 아이스 음료는 젊은이만 향유할 수 있는 특권 같기도 하다. 왜냐, 모든 나이 든 어르신들은 한 겨울에 내가 아이스 음료를 시키면 늘 한결같은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젊다 젊어~


장단점은 딱히 의미가 없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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