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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벌써 내일이면 2021년이 저무는군요. 2019년 팬데믹 발생 이후 계속해서 해가 바뀌지 않고 같은 해를 살고 있는듯한 느낌마저 드는데요, 뭔가 붕 떠있는듯한 이 기분은 이 독특한 시기를 살고 있는 지구인이라면 공통적으로 조금씩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도 이 기간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고 어설프나마 뉴스레터도 운영하며 세일링 요트의 다양한 면면을 좀더 깊이 공부할 기회를 만들고 덤으로 관심이 비슷한 친구들과 연결되게 된 점이 아닐까 합니다.
그 숫자도 뭔가 아스트랄한 2022년을 앞두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했습니다. 계기는 올해 이태리에서 업어온 책 한 권인데요, 친한 친구가 항상 배에 두고 바이블처럼 찾아보는 책이었죠.
지금은 탑-티어 세일러가 된 장카를로 페도테(Giancarlo Pedote)가 커리어 초기에 쓴 ‘스키퍼 매뉴얼(Il Manuale Dello Skipper)’이라는 책입니다. 제목 그대로 스키퍼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점들을 담은 가이드북 형식의 책입니다. 수년 전 요트 면허를 따고 배를 산 이후 궁금한 게 생기는 즉시 이 책부터 가져와 마치 기술 고문 모시듯 하며 찾아보는 고지식한 친구를, 다들
“페도테 어딨어, 페도테”
“이것도 페도테한테 물어봐야지”
라며 놀리곤 했죠.
페도테는 다른 프로 세일러들과 좀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는데요, 일단 육지로 둘러싸여 바다가 없는 피렌체 출신인 데에다 대학에서는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배에서 태어나 배에서 자라 배를 타거나 어린 시절 이미 선수 생활로 일찌감치 세일링 커리어를 이룬 뒤 자연스레 프로 세일러가 되는 일반적인 경우에서 좀 벗어났죠.
아마 페도테가 스키퍼 매뉴얼 같은 책을 쓰게 된 계기도 여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다른 프로 세일러들이 가지지 못한 ‘궁금함’이 있었을 테니까요. 덕분에 본인이 궁금해 했던 것들이나 인상깊었던 배움을 정리한 책을 쓸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올바른 세일링 문화를 전파하고 초보 스키퍼들에게 배움을 나누고 싶은 바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책은 요트가 갖추어야 할 안전장비와 요트의 구성, 새로운 요트를 인수받은 뒤 점검하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크루들을 관리하는 법, 세일 조정, 장거리 항해, 닻내리기, 입항과 정박, 요트 청소에 이르기까지 항해의 전 과정에 필요한 스키퍼의 소양을 순서대로 안내합니다. 뿐만 아니라 요트에서 맞닥트릴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 대처법과 각종 응급처치법까지 다룹니다.
항상 남의 배에 게스트로 탑승하는 저로서는 모르는 내용이 많은데요, 알고 있었다면 선주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수 있었을텐데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하나 봅니다.
스키퍼 매뉴얼 뉴스레터는 다음과 같이 진행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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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핵심은 3번인데요, 해당 주제에 대해 한발짝 더 나아간, 살아있는 지식을 배울수 있는 토론의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가능한 경우 별도의 리서치를 덧붙이겠지만 제가 할수 있는 역할은 기본적으로 이탈리아어 본문 번역 정도인것 같은데요, 이미 배를 운용하고 계시거나 요트 운용과 정비에 더 깊은 이해를 가지고 계신 분들로부터 뉴스레터를 핑계로 좀더 배우고 싶은 소망도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가 남들보다 좀더 아는 것들을 공유하다 보면 집단지성의 힘으로 좀더 큰 그림을 함께 익힐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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