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히스토리 오브 더 퓨처 서평
세상에는 수많은 회사가 새로 태어나고 수많은 회사가 사라진다.
시작 할 때는 모두 세상을 바꾸겠다고, 자신들이 미래를 이끌어 가겠다고 호기롭게 시작하지만 그 중 성공하는 회사는 극히 드물다.
나도 그랬었다. 처음 창업을 하고 ‘금속 3D프린터’라는 아이템을 가지고 지원사업을 따내고 회사를 설립하고 개발해 나갔다. 이 것을 개발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세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속해 있는 시장, 산업은 바꿀 수 있을 꺼라 스스로 자신만만 했었다.
그 아이템을 가지고 IR을 하러 다니며 지원사업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고, 개발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보고, 밤새 테스트도 해보고 정말 열심히 살았었다. 이것만 개발 완료하면 성공이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아이템은 프로토타입 개발 후 제품화하는데 실패하였고 시장을 발굴하지 못했다. 그래서 현재는 개발중단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다행스럽게도 중간에 다른 아이템에서 성과가 나와 그 아이템을 통해 회사는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기술개발이나 미래신기술이 아닌 기계&기술유통에 가까운 아이템이라 예전처럼 의욕적으로 개발을 하거나 일을 밤새서 하는 일은 줄어들었다.
개발을 할 대상은 있었지만 결국 그것을 사용 할 고객이 명확하지 않고 그 고객이 없으니 그 물건은 아무 쓸모없는 그저 신기한 개발품으로만 남게 된 것이다.
최근 직원도 조금씩 늘어나고 회사도 사이즈가 커져가고 매출도 올라가면서 회사 내부 시스템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다. 회사는 성장하는 것 같은데 뭔가 답답함이 있어서 전체를 살펴보니 업무에 대한 공유가 되지 않고, 중복되는 업무로 인해 효율적으로 업무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우리 모든 구성원이 추구해 나가는 하나의 가치, 그리고 우리가 고객에게 주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가 정확히 잡혀 있지 않았다. 목표지점도 없이 그저 앞으로만 달려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 회사를 설립하고 직원을 채용하고 아이템을 선정 할 때부터 그 가치를 명확히 하고 시작했으면 좋았겠지만 사업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는 상황에서 그런 것을 생각하고 시작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최근 그 가치를 찾고 그것을 공유하고 그 가치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미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바꾸려 하니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더 히스토리 오브 더 퓨처’는 페이스북에 2조원이 넘는 가격에 인수가 된 오큘러스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창업자이자 개발자인 ‘팔머 럭키’가 처음 시작하게 된 배경부터 초기 투자자이자 창업자인 ‘브렌든 이리브’와 만나게 된 사건 등 오큘러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다루고 있다.
1. ‘누가 우리 고객이 될까요?’
처음 팔머 럭키의 리프트(오큘러스의 첫번째 VR 모델명)보고 반해버린 이리브와 미첼이 그 다음날 아침에 브런치를 먹으며 처음 나눈 이야기이다. 그들은 이미 회사를 성장시켜 매각해서 큰 돈을 벌어들인 사업가들이었다. 팔머럭키는 어떻게 하면 VR이 더 저렴해지고 더 성능이 좋아지고 고객들이 좋아할까 정도만 생각을 했다면 사업가인 그들은 ‘고객’을 먼저 생각했다.
어떤 고객들이 VR을 쓰게 될 것이며, 그들은 무엇을 필요로 할지, VR로 무엇을 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그것을 가장 중점적이고 가장 먼저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할지는 그 다음 문제인 것이다. 결국 고객이 없으면 어떤 제품이라도 판매가 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사업은 실패할 것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모든 사업은 ‘고객’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고 ‘고객’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가 명확해야 성공 할 수 있다. 그것이 있더라도 성공을 못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없다면 성공은 할 수 없다. 아무리 작고 단순한 것 같은 모든 일도 다 찾아보면 그들만의 가치를 가지고 있고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이 있으며 그들의 고객에게 무언가를 주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아 있는 것이다.
결국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있는 기업만이 살아 남는다.
2. 복잡계
이 책에는 다양한 회사가 나온다. 그중 <워드 위드 프렌즈>라는 회사는 고전 게임을 개발한 회사인데 이 회사의 대표가 VR을 보고 미래를 발견하고 VR 게임 개발에 참여하게 되면서 오큘러스와 연관이 생기게 된다.
이 회사의 성장기 중 차기 게임 개발 및 대중화에 실패하여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인기스타인 ‘존 메이어’가 트위터에 적인 7가지 단어(Words with Friends is the new Twitter)를 통해서 회사가 다시 살아나게 된다.
하루 전만 해도, 아니 저 글이 올라오기 몇 분전 까지만 해도 창업자인 폴 베트너는 사업을 접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누가 저 글을 예상했을 것이며 저 글 하나로 회사가 살아날 줄 알았겠는가?
비즈니스세계는 복잡계이다. 당장 내일 회사가 사라지고 빚쟁이가 될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회사가 커져서 부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크다.
사업을 할 때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항상 떠올리면서 해야겠다.
3. 열정
최근 사업아이템이 바뀌고 회사가 안정화 되면서 예전과 같은 열정으로 일을 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실 장기전을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에 내부를 다지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도 내가 스스로를 생각하기엔 너무 느리게 진행 되고 있다.
오큘러스의 창업자들은 처음 만난 이후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장소가 어디는 가리지 않고 이 회사를 성공시키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미친듯이 몰입해서 일하고 있다. 이미 백만장자인 그들도 지금의 나보다 도전적이고 더 열심히 살았고 그렇기에 성공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벌써 현실에 안주하고 저런 열정을 스스로 사그라트려서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예전에 정말 열정적으로 일을 하던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지금은 예전처럼 밤을 새고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것이 답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방향을 명확히 하고 달려 나가야 할 때는 무조건 열심히 하더라도, 잠을 최대한 줄여서 라도 달려나가야 한다. 그 때를 무작정 기다리지 말고 그 때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올 수 있도록 다시 달려나가야겠다.
이 책을 읽으며 단순히 하나의 회사 성장 스토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모습을 다시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 같다. 팔머럭키의 끊임 없는 호기심과 도전정신, 함께 투자한 이리브, 미첼, 맥컬리, 안토노브와 같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정신과 실패해도 절대 쓰러지지 않는 그 열정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더 멋진 회사를 만들기 위해, 더 휼륭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대표인 내가 다시 더욱더 열정적인 모습으로 일에 임해야겠다. 회사는 단순히 내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그것을 더 활성화 시킬 수 있고 구체화 할 수 있는 방법, 비전을 고민하고 그것을 우리 구성원들과 나눠야 겠다.
오큘러스라는 회사가 이렇게 커질 수 있었던 비결은 모든 구성원이 회사의 발전을 진정으로 원하고, 그것이 진짜로 이루어 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무엇이든 생각하고 그것이 이루어 질 것이라 믿자, 그리고 그것의 가치를 찾고 그 가치를 이루기 위해 미친듯이 노력하자. 그러면 오큘러스와 같은 회사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