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나의 바다

유일하고도 가장 어려운 목표 앞에서 우리는

by 김태경

아이는 며칠을 앓았다. 곁을 지키던 부모의 미간 사이에도 원인 모를 미열과 두통이 가시질 않았다.

마디마다 맺힌 아이의 열을 주무르다, 괜스레 내 체온이 넘어갈까 봐 두 손을 허공에 휘저어본다. 한껏 열을 머금은 아이는 속없이 깔깔 댄다. 그래, 이렇게라도 웃어보면 어떠리.


어른이 되어갈수록 형용하기 힘든 감정들이 많아진다. 그것은 복잡함에서 오는 어려움보다, 감히 이 활자들로 설명해도 될 지에 대한 일종의 경외감이다.


이렇게 탈없이 살아가는 것 자체로 위대한 삶이었다.


평범하다 생각했던 시간들 아래로 그 얼마나 많은 발걸음이 땅을 뒤덮고 그렁그렁 맺혔을지. 아이만 괜찮아질 수 있다면 내가 더 아파도 된다는 말이 어떤 눈물로 써 내려간 마음이었을지. 아픈 아이를 두고 나선 출근길은 이미 내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하루라도 먼저 알 수 있었더라면. 그럼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조금이라도 더 눈을 맞추며 검지손가락을 움켜쥔 그 작은 손을 좀 더 오래 두었을 텐데.


오늘만 아프고, 내일은 조금 더 웃어보기를. 거창하길 바랐던 삶에게 결국 바라는, 유일하고도 가장 어려운 목표 앞에서 우리는.

화,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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