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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나를 용서하고 싶어

by 부아c

내가 인생에서 가장 후회했던 일 중 하나가 대학 입시였다. 왜냐하면 그때 나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시간은 대학을 다니는 내내 나를 괴롭혔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고, 그래서 두고두고 후회가 됐다. 잘해볼 수도 있었는데,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그게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때의 나름대로 고민했고, 힘들어했고, 나 나름의 최선을 다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그때의 나는 조금 더 여렸고, 약했고, 그때의 나에게는 그 선택이, 그 노력이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너무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의 나는 과거와 다르다. 조금 더 자랐고, 조금 더 강해졌고, 과거에는 몰랐던 것들을 이제는 알고 있다.


나는 과거의 나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를 붙잡고 있던 응어리가 서서히 녹아내리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늘 후회하며 살아간다. 그때 더 열심히 했더라면, 더 노력했더라면, 더 잘했더라면. 하지만 후회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내가 더 힘들어진다.


내가 나를 위해 지금 해야 할 것. 지금 이 순간, 과거의 나를 미워하지 않는 것. 그리고, 지금 후회하지 않을 최선을 다하는 것.


그때의 나도 나름대로 애썼고, 그때의 나도 나름대로 버텼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후회는 조금씩 사라지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생겼다.


그러니까, 너무 나를 미워하지 말자. 과거의 나도, 그 순간의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니까. 그게 나의 최선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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