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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일본어를 시작한 지인

by 부아c

마흔이 넘어서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한 지인이 있다. 처음엔 그냥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했다고 했다. 학원에 등록하고 단어장을 만들어 외우는 게,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오히려 설렜다고 한다. 무엇을 하겠다는 목표도 없었다고 한다. 그저 어느 날 문득, 일본어를 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작은 시작이 인생을 바꾸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통번역 대학원에 진학하고, 박사까지 마치더니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취미로 시작했던 일이 직업이 되었고, 삶의 방향까지 바꿔놓았다.


누가 마흔에 인생이 바뀔 줄 알았을까. 보통은 나이를 핑계 삼아 포기하고, 변화보다는 익숙한 하루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인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나이가 아니라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다시 공부했고, 결국 새로운 길 위에 서게 되었고 지금도 그 길을 걸어가고 있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었다. 시작하는 용기, 매일 조금씩 이어가는 꾸준함, 그리고 그 안에서 스스로에게 설레는 마음이 더 중요했다. 사람들은 종종 너무 늦었다고 말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 지인을 보며 나도 다시 믿게 되었다. 인생은 언제든 다시 쓸 수 있고, 바꾸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지금도 충분하다는 걸. 결국 우리의 삶을 바꾸는 건 나이보다 ‘지금 당장 시작하는 마음’이라는 걸.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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