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7PM

project one.

하늘에 닿을 듯 높은 빌딩과 그 옆 낮은 콘크리트 건물 아래 수많은 노포들. 오늘도 같은 하루를 보내는 늙은 상인과 내일의 무사함을 바라는 샐러리맨, 그리고 여전히 젊음만이 전부인 대학생과 아티스트. 을지로엔 서울의 역사를 한 용광로에 담은 듯한 뜨거움과 다이나믹한 에너지가 역동적으로 물결친다.

서울의 어느 곳보다도 때로는 투박하고 때로는 폐쇄적인. 여느 동네에서 보여지는 과시와 욕망, 쾌락과 회피를 위한 도피처가 아닌, 보다 현실적인 second place로서의 진중함과 숭고함이 자욱이 너울져 있는 곳. 을지로7PM은 그런 을지로의 가장 변화무쌍한 시간, 오후 7시를 중심으로 거리의 풍경을 담아내고자 한다.

서둘러 가게를 정리하는 내 부모의 뒷모습과, 숨 가쁜 하루를 마감하고 무거워진 몸을 거리에 맡기는 우리들. 그리고 이곳에 새로운 영감을 찾아 발길을 쫒는 새로운 세대들의 기운까지. 모두가 나와 같은 느낌으로 이 거리를 모험할 수 있기 바라며.

created by al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