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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an 26. 2019

잠깐만요, 돈 생각은 하고 그러시는거죠?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당신이 부딪힐 장벽, '돈'

*아래 글은 매장 공유 스타트업 (주)마이샵온샵 최대헌 대표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스타트업, 그리고 그들의 열정


2010년대 초반, 대기업에 근무하며 실리콘밸리에 파견근무를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본 스타트업은 정말 신세계였죠. 말 그대로 책상만 놓은 작은 사무실에서 겨우 몇 명의 팀원이 일하면서도 마음만은 만주 벌판, 아니 캘리포니아 평원을 달리는 그들의 열정이 부러웠습니다. 


제가 가장 가깝게 일하던 현지 스타트업 두 팀은 특이하게도 평균 연령 60세의 시니어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핵심 인력이 각각 3명씩인 두 회사의 구성이 너무 비슷해서 일하다가도 가끔 헷갈릴 정도였죠. 청년 시절부터 시작해 연쇄 창업을 하며 정년 퇴임을 훌쩍 넘길 나이까지 일하는 모습을 보니 ‘업’으로서의 창업가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실리콘밸리에서 복귀하고 1년 남짓 후에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됩니다. 창업 준비의 핵심은 아무래도 아이템과 돈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이템이 정해지고 나서는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다행히 직장 생활도 어느 정도 했기 때문에 얼마간의 종잣돈은 자체 조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정부지원사업이란 용어를 접하게 됩니다. 





#1. 돈 구하기 : 많이 좋아진


내가 창업을 하는데 정부에서 돈을 지원하다니...믿기지 않는 일이었죠. 처음에는 정부에서 대출을 해 주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알아보니 순수한 무상 지원금이더군요. 기쁜 마음으로 가장 잘 알려진 프로그램인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지원하고 합격하면서 마침내 저는 창업의 길에 들어서게 됩니다. 


저보다 몇 년 이상 먼저 창업한 선배들에게 정부지원사업 이야기를 하면 한결같은 반응은 부럽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체 자금과 엄격한 연대보증의 대출밖에 모르던 시대에 창업해서 고생하셨던 분들이니까요. 그런데 창업하고 5년이 지난 지금, 최근 창업한 지인들을 보면 제가 부러울 지경입니다. 이제는 5년 전보다 훨씬 다양한 정부지원사업과 정책자금이 생겼고 그 대부분은 신규 창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어느 정도 납득이 될 만한 아이템과 팀 구성만 있다면 초기 자금 확보는 제법 수월해졌습니다. 수십억 이상의 대규모 투자유치는 별개로 하고, 적어도 아이템을 런칭하고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까지는 가능한 자금 말이죠. 정부지원사업만을 노리는 헌터나 부정직한 자금 사용 등 부작용도 있지만, 저는 여전히 정직하게 열정을 불태우는 창업가들이 대다수라고 생각하고, 이런 분들에게는 정말 좋은 세상이 왔습니다. 



#2. 돈 벌기 : 여전히 어려운


스타트업 성공 확률이 3%라는 말이 곧잘 인용되는데, 들을 때마다 흥미롭습니다. 성공의 기준은 무엇이고 3%라는 수치는 어떻게 산출된 것일까요? 제 생각에 스타트업 창업가도 직업이라고 봤을 때, 그래도 회사와 창업가가 돈을 버는 것이 성공의 기준에 가장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한 기준으로 봤을 때, 저는 분명히 성공한 창업가가 아닙니다.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소위 말하는 엑싯과는 거리가 멀고 그렇다고 회사가 큰 이익을 내고 있지도 못합니다. 주변에서는 매장공유라는 새로운 모델을 시장에 선보여 언론의 주목을 받고 직원 월급 안 끊기고 버티는 것만도 성공이라고 위로해 주시기도 합니다. 위안은 되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있죠. 


하루하루 악착같이!


처음 아이템을 구상할 때부터 이 정도 수익모델로는 큰돈은 벌기 힘들고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적당한 소득을 올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의외로 대박이 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죠. 하지만, 실제 사업을 해보니 예상치 못한 안 좋은 일은 생겨도 예상치 못한 돈이 굴러들어오는 경우는 드물더군요.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수익모델을 추가할 때마다 딱 그만큼 수익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 아이템에서 대박이 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일에 손대게 됩니다. 외주도 하고 용역 사업도 하면서 말이죠. 소위 업계에서 말하는 바퀴벌레형 스타트업입니다. 


성공률 3%, 대부분 망한다는 암울한 이야기와 배달의 민족, 토스의 화려한 성공 신화에 가려진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사실 이 바퀴벌레형에 속해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은 정작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생각에 그 이유는 창업가들이 본질적으로 현실보다는 꿈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유니콘이 될 계획을 말하는 창업가는 많아도 지금 어떻게 힘들게 먹고 사는지 알려주는 창업가는 거의 없습니다. 



#3. 바퀴벌레가 아니라 나비 애벌레로


하지만 창업을 고민하는 분들은 본인의 사업이 완전히 망하거나 흥할 경우뿐 아니라 애매한 상황도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 사업을 꾸려내고자 한다면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요구됩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 바퀴벌레형 스타트업이라고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 아무 일이나 하는 회사는 아닙니다. 우리의 미래 먹거리와 연계되는 업무만 수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용역이나 외주를 하며 우수 인력을 채용하고 역량을 강화하면서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방식입니다. 시장과 고객을 늘 바라보고 있어야 함은 필수겠죠. 


먹고 살면서 몸집을 조금씩 불리고 언젠가 날아오를 날을 기다리는...저는 이러한 스타트업을 어감이 나쁜 바퀴벌레 대신 나비 애벌레형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희도 초기 투자는 받았지만, 대규모 후속 투자는 날아오를 준비가 되었을 때, 아니 적어도 번데기는 되었을 때 유치하려고 합니다. 


회사만이 아니라 대표도 살아야

앞서 창업 자금을 얘기했지만, 실제 창업을 고려할 때 의외로 더 고민되는 건 생활비인 경우가 많습니다. 창업자도 사람이고, 누군가의 자식이며 부모이기 때문에 당연하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수익모델이 빈약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월급을 산정하기 힘들고, 배고픈 시절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저도 창업하고 상당 기간 무급 대표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월급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예전 대기업 연봉에는 많이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스타트업 대표 중에는 전문성을 살려 프리랜서 업무를 하거나 시간을 쪼개 강의나 컨설팅을 하며 수입을 맞춰가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회사가 망해가는데 수십억 연봉을 받는 CEO도 있는 반면, 스타트업에는 창업에 온전히 자신을 바치면서도 월급 한 번 제대로 못 받아가는 대표들이 많은 실정입니다. 창업가를 ‘업’으로 삼고 성공을 향해 장거리를 달릴 각오를 한다면 현실적인 본인의 수입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창업하면 마주할 현실


회사에 미친 듯이 몰입하고 자신을 돌보지 않는 대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나가는 조직, 대대적인 마케팅과 화려한 언론 노출...우리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그리고 투자자가 우리에게 바라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투자자와 자신의 사업에 올인한 창업가 사이에 이해관계가 항상 일치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투자는 창업가가 본인, 직원뿐 아니라 투자자에게도 충분한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물론 스타트업은 그 자체로 혁신 아이템과 빠른 성장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이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길이 바로 보이지 않을 때, 어떻게 대비하고 버텨야 할지를 아는 것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아쉽게도 그것이 창업의 길을 걷는 우리 대부분이 직면하게 될 현실이니까요.



마치며: 기업가정신이란? 

기업가정신, 회사를 유지 발전시키고 직원을 지키고 그들이 가정을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는 급여를 주는 것 → 이를 위해서 고객이 만족할 만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글쓴이 : 매장 공유 스타트업 '마이샵온샵' 대표 최대헌] 



'스타트업에 뛰어들려는 당신에게'라는 주제로 스타트업에 계신 여러 전문가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돈(Money)'라는 세션을 담당하고 있으며, 편안한 자리에서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함께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일시 : 1/29(화) 저녁 7시 30분 ~ 10시 (2시간 30분)

장소 : 서울 성수 서울숲 언더스탠드애비뉴 (신청시 상세안내)

초대연사

최수정 / 해외송금 스타트업 '센트비' CBO(Chief Brand Officer) 

CJ 제일제당 브랜드 매니저로 커리어를 시작해서 삼성카드와 현대캐피탈, 그리고 두산 인프라코어 글로벌 브랜드 디렉터를 거쳐 센트비 CBO로 근무했습니다. 스타트업의 브랜딩을 총괄하면서 느낀 사람과 조직문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최대헌/ 공간 공유 스타트업 '마이샵온샵' 대표

SK 텔레콤, University of Michigan MBA를 거쳐 삼성전자의 전략기획팀에 몸 담았습니다. 잘 다니던 회사를 나와 국내 최초의 매장공유 전문기업 (주)마이샵온샵을 창업하고 지금까지 살아남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 특히 '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이복연 / 게임 스타트업, 심리앱 개발 '올포펀' 대표 

IBM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고 Univ of Minnesota MBA를 거쳐, 삼성SDI, 롯데그룹 미래전략센터에서 근무하였습니다. 회사생활을 마치고 스타트업 교육과 코칭 일과 더불어 교육업체와 게임업체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접한 직장인과 스타트업 관련자들의 심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창업가의 기질과 심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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