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마케팅, 홍보, 도서마케팅, 일의기본기
'일의 기본기 :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책에 대한 고객 반응을 보고 마케팅 계획을 보완하기 위해 주말동안 찬찬히 사이트를 돌아다니고 오프라인 서점을 살피며 느낀 몇몇...
책을 쓴 목적과 메세지는 의도한 바대로 전달된 듯하다. 의도적으로 어조는 따뜻하고 친절하지만 최대한 드라이하게 쓰고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압축한 매뉴얼북으로 썼는데 책을 읽은 사람들이 그걸 잘 이해하고 그렇게 느끼고 활용한다. 더 가깝게 다가가고 더욱 상업적으로 쓰려고 했다면, 에세이 형태로 내용을 풀어가거나 있어보이도록 각종 인용과 데이터를 들이밀며 곳곳에 밑줄 그을만한 멋진 말들을 넣었겠지만, 그게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진정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심이 되어 그렇게 하지 않았다. 책을 읽고 기록하는 행위 자체로 일을 잘할 수는 없고 반드시 실행을 해봐야하기 때문이다. 즉,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가벼운 판타지를 주고 싶지 않았다. 거기에 '이렇게 하면 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를 철저히 개인의 노력과 능력으로 단순화시켜서 무책임하게 행동강령 1,2,3.. 열거하는 스킬업 책이 아니라 일이 이루어지게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함께 해야만 한다는 '사람과 관계'를 책의 기저로 삼아 곳곳에 깔았고 이를 이해했으면 했다. 그런데 책의 내용 뿐 아니라 이런 의도들까지도 파악한 고객들이 많다. 정확히 원하는 타겟에게 원하는 내용과 의도가 전달된 듯하여 기분이 좋다.
지극히 상업적인 주제로 쓰긴 했지만, 책 내용과 의도에 맞춰 '비'상업적인 형태로 만들어졌다 보니 확실히 책이 초기에 화제가 되어 몰아치는 맛은 없다. 적은 페이지에 영화표값 정도로 하루 이틀이면 후루룩 다 읽을 수 있는 취미와 오락 대용의 책도 아니고, 밑줄 팍팍 그으면서 빡세게 공부해야 하는 두껍고 무거운 책도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에 브런치북 대상 10권이 함께 하는 공동 마케팅 이외에 아직은 그 흔한 서평 마케팅이나 언론홍보기사도 하나 하지 않았고, 판매유도를 위한 온라인이나 인플루언서 광고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일의 기본기'를 이야기하는 책인만큼 가장 고전적이지만 가장 단단한 정공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서평, 광고, 미디어의 힘 없이 실제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인정 받아서 그들의 입소문으로 천천히 소문이 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보다는 스테디셀러를 지향하면서 말이다. 출간 이후 지금 주요 온라인서점에서 '자기계발' 분야 TOP 100에 2주째 올라가있다. 그래서 성공하느냐고 물으면 할 말은 없지만, 대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타겟한 독자들에게 반응이 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책을 쓰면서 책이 가장 필요한 타겟은 취준생부터 사회생활 초년차까지로 잡았지만 실제 책을 구매하는 타겟은 30대와 40대 직장인으로 잡았었다. 현재 검색과 구매 데이터를 보면 정확히 타겟팅한대로 움직이고 있다. 남녀 성비도 비슷하고 20-40대까지 큰 차이 없이 고른 편이다. 검색은 20대에서 많이 하고 구매는 40대가 가장 높다. 키워드 검색량은 조금씩 우상향을 그리고 있고, 30대 중반에서 40대 직장인들이 먼저 읽고 후배들에게 선물하거나 권하거나 회사내 추천도서로 회사 담당자에게 이야기하고, 대학교 4학년이나 취준생, 신입사원들은 다니는 대학교 도서관에 원하는 책 리스트에 추천도서로 올리거나 서로 선물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소수의 행동으로 끝날지, '캐즘'을 극복하고 일반고객까지 전파될 지 모르겠지만, 의도하고 원하던 현상이 시작되었다는 점만으로도 일단 만족한다.
최근 리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꼰대스럽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첫 회의 때, 책과 흡사한 일들을 바로 경험한 뒤로 생생한 노하우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서바이벌 직장 생활의 바이블이랄까. 무엇보다 선배가 이야기해 주는 느낌이라 좋았어요."였다.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잔소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 책 기획과 집필 단계에서 엄청 신경 썼던 부분이었다. 내용과 어조도 최대한 '회사에서 인정 받고 있는 능력 있는 에이스 선배지만, 사려깊고 친절하지만 쓴소리라도 반드시 할 말은 하는 선배'로 설정했는데, 최소한 책을, 책 속 상황을 '첫'경험하면 곧바로 공감할 수 있는 듯해서 다행이다. 책의 메인 타겟이 '90년대생', '밀레니얼'인데 그들이 무작정 자유분방하고 남의 이야기를 안듣는게 아니라 자기가 들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그 어느 세대보다도 더 마음을 열고 맹목적일 정도로 의지한다는 것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잔소리스러울 수 있는 내용 자체를 타협하지는 않았다.
8월말부터 한달동안 사전, 초기 붐업에 집중했었는데, 오늘부터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2단계를 시작한다. 오늘부터 그동안 함께 했었던 기업체 교육담당자들이나 이해관계자들에게 몇권 안되기는 하지만 본격적으로 뿌리고, 일반 직장인이나 취준생을 대상으로 북토크와 특강 혹은 교육 프로그램 이야기로 직접적인 책홍보는 아니지만 간접적이고 폭넓게 홍보를 시작한다. 10월과 11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메인일 듯하다. 계획한대로 찬찬히 진행해서 슬슬 달궈지는 두꺼운 무쇠처럼 효과를 내는게 붐업부터 이어지는 목표다.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