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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Apr 10. 2020

구독모델은 그저 지불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스타트업, 구독모델, 지불방식, 쇼핑

구독모델은 '왜 구독해야 하는가?'와 '어떻게 구독하게 만들 것인가?' 보다는 '왜 구독을 계속해야 하는가?'와 '어떻게 구독을 유지하게 만들 것인가?'를 해결해야 사업을 지속하고 성장시킬 수 있다. 고객을 유입시키기 보다 유지하고 더 많은 사람을 끌어오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잘나간다는 구독모델 대부분이 초반에 반짝하고 지지부진한 이유다.


구독모델하는 회사들이 놓치기 쉬운 점은 구독을 했으니 아무 생각없이 그냥 계속 쓸거라고 편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그럴 수 있었지만, 구독모델이 많아지면서 고객들은 이미 익숙해지고 똑똑해져서 한번 구독했다고 쭈욱 쓰지 않는다. 필요한 것이 있을 때는 구독했다가 얻을 거 얻고 나면 해지하고 다시 필요한게 있으면 구독한다. 네트워킹 마케팅하는 사람들 중 일부만 부자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생필품은 항상 쓰는 것이기 때문에 한번 확보한 고객들이 계속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항상 쓴다고 해서 반드시 그 제품들을 써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고객은 언제나 다양한 이유와 욕구로 딴생각을 한다. 유입고객은 꾸준히 이탈하고 이탈한 것도 그 이상 신규고객을 더 많이 유치해야 성장한다. 잡은 물고기가 대부분 그대로 있을 거라는 가정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통신시장처럼 독과점 시장에서 서로 상품, 서비스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특별한 경우만 예외적으로 이탈율이 낮다.  


과거의 구독모델 방법론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정말 쓰고 싶은 혹은 갖고 싶은 상품 몇 개 때문에, 정말 보고 싶은 혹은 듣고 싶은 몇 개 때문에 선택한다. 따로 그것만 사고 싶지만, 공급자가 구독모델로 팔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선택한다. 머릿속으로 따로 살 때 지불해야 할 비용과 구독할 때 비용을 비교한다. 당연히 따로 살 때보다 싸야 선택한다. 따라서 수천이든 수만이던 구독 한번에 가질 수 있다는 점은 그 다음 선택 기준이다. 한번 구독하면 알아서 챙겨준다는 점도 오히려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고르는 쇼핑의 즐거움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역시나 부차적 선택 기준이자 쇼핑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특정고객에게만 매력적이다. 고객 입장에서 구독모델은 그저 지불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한창 유행하던 공유모델이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니 자꾸 구독모델을 내세우는 곳들이 많은데, 구독모델을 구독경제나 구독 사업아이템 관점이 아니라 (물론 구독모델이라 할만한 소수 사업아이템들은 구독모델이라 하고) 미리 거품 쫙 빼고 냉정히 지불방식으로만 인식해도 사업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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