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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y 17. 2020

[스타트업 코칭일기] 우린 악연인가봐요?

스타트업, 심사, 코칭, 사업, 발표

세상은 좁고, 스타트업 바닥은 더 좁다. 요즘 한창 여러곳 심사를 다니다 보니 이전에 심사나 육성, 코칭이나 컨설팅 등을 했거나 직간접적으로 접했던 스타트업 몇몇을 반드시 만나게 된다. 좋은 기억으로 만났던 스타트업이야 반가운 마음이 앞서는데, 문제는 안좋은 기억 속에 있는 스타트업이나 이 바닥 아는 사람들 사이에 지원금 헌터로 혹은 법망을 피해 이득을 얻으며 사장놀이 하는 곳으로 암암리에 소문난 스타트업이 떡 하니 내 앞에 있을 때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역시나 그럴 듯하고 있어보이게 참 잘 포장해서 발표한다. 원래 사기꾼이 그렇듯 말이다. 그래서 Q&A시간에 한 두 질문을 던져서 살짝 흔들어놓았다, 거품 살짝만 거둬낼 정도로 말이다.


예전 같았으면 완전히 발가벗겨놓아버렸겠지만, 나도 바뀌었다. 그런 스타트업을 그렇게 해주는 것 자체가 오히려 향후 대처능력을 키워줘서 더 영악한(?) 스타트업이 되도록 만들기도 하는 걸 수십번 보고 나니 그렇게 하지 않는게 오히려 맞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저런 곳에 내 에너지를 쓰는 것 자체가 낭비고, 혹여 갑자기 정의감에 불타서 감정소모까지 하면 내 입장에서는 무조건 손해다. 살짝 거품 거둬줘서 다른 심사자나 투자자들이 저 곳이 소문 속 블랙리스트 안에 있는 문제 있는 스타트업이라는 것을 깨닫게만 해주면 된다. 어차피 바뀌지 않을 사기꾼 스타트업 때문에 다른 스타트업들에게 내 이미지 거칠게 보여줄 이유도 없고. 우아하게 살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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