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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y 17. 2020

[스타트업 코칭일기] 다른 곳에선 왜 그렇게 할까?

스타트업, 코칭, 심사, 육성, 사업성장, 창업, 사업

한창 성장하고 있거나 각종 지원과 투자를 받기 위해 활동이 많은 스타트업의 경우 대외적으로 노출이 많이 되는데, 스타트업 바닥이 워낙 좁다보니 심사나 코칭을 하면서 여러번 만나게 된다. 그러면 심사자나 코치 입장에서 이전에 봤을 때와 현재 상태를 비교할 수 밖에 없게 되는데 기준은 딱 하나다, 그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가? 특별한 이슈가 없었다면, 시간과 돈이 들어갔으면 크던 작던 변화하고 성장해야만 하는 것이 상식적이기 때문이다.


얼마전 스타트업 심사에 갔다가 역시나 이전에 봤던 스타트업 여럿을 만났는데 그 중 한 곳에 대한 이야기다.


이전 다른 곳의 한 데모데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결국 사업 관련 이해관계자나 직간접적인 고객 유치도 지지부진하고 투자유치가 필요한 사업아이템인데 투자유치 역시 여전히 소원했다. 벌써 1년이 다되가고 있는 시점이었는데 말이다. 심사하면서 PT를 보고 Q&A를 하다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 이전에 봤을 때도 동일한 문제와 이슈에 대해 심사자들이 지적했음에도 그 부분에 대해 문제해결은 커녕 고민도 전혀 안했다. 그야말로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보내버린 것이다. 물론 이번 심사에서도 똑같은 지적사항이 나왔는데 역시나 귀담아 듣기 보단 문제를 회피하기에 바빴다. 이 사업아이템 하기 전에 2-3개의 사업을 더했었는데 그 때의 실패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사업을 잘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하나, 그럴 거라는 생각보다는 왜 이전 사업들이 망했는지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사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 많은데, 자기 사업아이템 서비스는 경쟁자가 없다고 당당히 이야기할 때부터 느낌은 왔다. (이렇게 말하는, 즉 자기 사업이 세상에 없는 것이라고 말하는 스타트업들은 거의 99% 문제가 있다)  


기존에 유사한 혹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 수년동안 사업운영을 하면서 산전수전 수많은 문제를 겪고 해결해나가며 지금의 모습이 되어 있는 것인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사업아이템은 자기가 처음 떠올려서 사업으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착각한다. 경쟁사들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하고 문제를 찾아내서 해결해야 그들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고 있으니 다르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말 유아적 발상이다. 그들 역시 시도해보았음이 명확함에도 말이다. 보통 사업아이템 초기에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을 누구나 제일 먼저 시도해봤을 것이고, 심사 받는 그 스타트업은 딱 그 수준이었다. 뭐 이전에 봤을 때와 현재 사이에 성장도 없고, 여전히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자기객관화 조차 안되고 있으니 당연히 지금까지 사업이 성장하지 못했고 솔직히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하고 사업화하고 싶다면, 고객 입장에서 느끼는 기존 유사 혹은 동일 사업아이템을 면밀히 살펴보고 문제를 찾아 해결하라! '다른 곳에선 왜 그렇게 하고 있을까?'가 질문의 시작점이다. 당신 사업아이템이 갑자기 하늘에서 툭 떨어진 독보적이고 혁신적인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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