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온라인, 비대면, 교육격차
할 때마다 느끼지만 온라인 실시간 교육은 정말 너무 힘들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 형태 강연이나 실습이나 워크샵이 많이 섞여있는 교육만 해도 그래도 조금은 나은데, 교육 주제상 어쩔 수 없이 이론과 케이스스터디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교육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는 토론식 교육은 강사 입장에서 지옥에 가깝다. 더구나 오퍼레이터나 퍼실리테이터 없이 수십명을 대상으로 강사 혼자하면 교육 중 최강 난이도가 된다.
1. 교육자료를 온라인 실시간 툴에 교육생들과 공유해놓고(ex. 줌) 강연하랴,
2. 온라인 라이브 교육용으로 사전에 설계해서 합의한대로 분단위로 작성된 시퀀스에 맞춰서 가고있는지 교육중 수시로 시계와 시퀀스 계획안 보랴,
3. 질문이나 요청사항, 피드백 확인을 위한 실시간 메신저 확인하랴,
4. 참가한 교육생들이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교육생 접속 화면을 수시로 체크하랴,
5. 교육 참여 유도를 위해 참가 교육생에 대한 주요 정보가 담겨있는 교육생 리스트 보랴,
6. 참가 교육생 집중 시키기 위해 교육 중간중간 주위환기 시키랴,
혼자서 스크린을 최소 2-3개를 열어놓고 동시에 6가지를 해야 한다. 오프라인으로 하면 교육내용에만 오롯히 집중하면서도 나머지는 특별히 의식을 분산시키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챙길 수가 있는데 말이다. 이미 1년 가까이 실시간 온라인 교육이나 강연을 하고 있고 처음보다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계속 해도 완벽하게 적응은 안된다. 분산된 정신줄 부여잡으며 가야해서 긴장도는 매우 높고 스크린과 마이크를 뚫고 상대방 스크린과 스피커로 넘어가야 하다보니 평소 오프라인 교육할 때보다 더 높고 큰 소리로 말해야 하니 에너지 소모가 엄청나다.
온라인 교육 특성상 교육참가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과 참가자들이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주는 신호는 오로지 제한된 시각과 청각에만 의존해야 한다. 카메라로 보여지는 부분, 마이크를 켜서 보내주는 부분만 알 수 있기 때문에 제한된 시각과 청각이라는 표현을 썼다. 오프라인 교육은 열린 시각과 청각 뿐 아니라 오감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며 소통할 수 있고, 더구나 분위기 등 육감까지 동원할 수 있는데 반해서 말이다.
또한 오프라인과 달리 교육시 교육생들 집중력 유지가 매우 어렵다. 교육생들 역시 제한된 시각과 청각만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데다가, 제한된 소통채널 이외에는 교육 이외의 상황에 모두 노출된 상태라 딴생각과 다른 행동할 수 있는 여지가 완전히 열려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집중력을 유지해보지만 제한된 정보를 받기 위해 긴장도를 높여야 하다보니 금방 지치고 집중력이 흐려진다. 시간이 지나면 눈은 화면을 보고 귀는 스피커에 가있지만, 정신은 멍해지면서 영혼이 분리되기 쉽상이다. 분명 여기있고 교육을 받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여기에 있지 않는 유체이탈의 괴이한 상태가 된다.
기존 오프라인 교육과정이 온라인 실시간 교육과정으로 본격적으로 대체된 지 1년 가까이 흘렀는데, 강사나 교육생들이나 서로 피로도가 높아져서 코로나 이후 중요한 교육들은 다시 오프라인으로 회귀하게 될 것이다. 온라인 비대면 교육으로 인한 교육격차는 학생 교육 뿐만 아니라 성인 교육에서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