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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Jan 21. 2021

스타트업 브랜딩 101

MKYU 워크샵 : 조직을 넘어 기업으로 성장하기 (5)

안녕하세요, 패스파인더넷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타트업 브랜딩 101이라는 제목으로 브랜딩의 기본 이론과 브랜드 내재화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워크샵은  '트렌드를 통한 밀레니얼의 이해'를 진행해주셨던 매드해터의 최수정 대표님께서 또다시 담당해주셨습니다. 



1. 브랜드를 잘 구축해야 하는 이유


브랜드, 브랜딩이라는 말은 여기저기서 참 많이 들어봤습니다. 그리고 다들 브랜딩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심지어 브랜딩이 사업 전략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브랜드를 잘 구축해야 하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잘 구축된 브랜드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보탬이 되기 때문입니다. 


먼저 기업은 브랜드가 구축되어 있지 않을 때보다 신규 서비스를 런칭하기가 쉬워집니다. 그리고 우리 제품/서비스에 관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나아가 그 고객들이 우리의 팬이 되죠. 또한 타사와의 경쟁에 있어서도 인식 우위를 차지하게 되며 동시에 시장에서의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로부터 보호받는 효과도 누리게 됩니다. 


고객 측면에서는 잘 구축된 브랜드란 곧 '신뢰할 수 있는' 제품/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품을 구매할 때 그 제품의 원료나 생산 방식, 품질에 관해 믿을 수 있게 되니 굳이 다른 제품들을 비교하고 따져볼 필요 없이 탐색 비용도 줄어들게 되죠. 게다가 나와 맞는 브랜드를 선택함으로써 정서적 만족감도 얻게 됩니다. 요즘 말로 '내 갬성'에 맞는 브랜드를 선택한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 브랜드가 잘 구축된 브랜드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명확하게 가치를 제안하는가, 풍부한 연상 내용이 있는가 등의 기준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판단기준은 바로 고객 충성도 여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우리 브랜드에 속한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구매하고 있다면 충성도 높은 브랜드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우리 제품이 유일한 대안일 경우에는 브랜드 충성도 여부를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시장 내에서 비슷한 제품이 출시될 경우 고객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다른 대안이 존재해도 우리 제품/서비스만 계속 이용해주는 고객이 많다면, 잘 구축된 브랜드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2. 브랜딩의 의미 : 브랜드 아이덴티티 VS. 브랜드 이미지


브랜드를 잘 구축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봤다면 이제부터는 브랜딩에 필요한 핵심 개념들을 살펴볼 텐데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회사 내부에서 우리가 어떤 브랜드인지를 정의한 내용입니다. 당연히 외부 각과는 차이가 있죠. 우리 내부에서 정의한 것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면, 외부 관계자나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를 보고 생각하는 것들은 브랜드 이미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는 주로 눈에 보이는 것들을 통해 떠올리는 생각의 총합입니다. 여러분도 어떤 브랜드의 로고나 컬러 등을 보면 떠오르는 게 있을 텐데요, 이런 생각과 심상 하나하나를 '브랜드 연상(Brand Perception)'이라고 하며, 브랜드 연상이 하나로 합쳐져서 나타내는 것을 브랜드 이미지라고 하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이미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브랜드들이 이런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고객이 브랜드를 잘 모른다고 말하기까지 하는데요, 결국 브랜딩이란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좁히는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다음 두 가지 활동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에 관해 고객이 떠올리는 이미지가 현실임을 겸허하게 인정하기

브랜드에 관한 우리 내부 정의와 외부 고객 인식 사이의 갭을 줄이는 활동 실행하기



3. 브랜드 아이덴티티 만들기


브랜딩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내부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우리도 우리를 제대로 모르는데, 그것을 고객에게 무작정 전달할 수는 없으니까요. 내부의 정의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됩니다. 


1) 보이는 것들 - 표현 : 브랜드 네임, 로고, 비주얼 시스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에 있어서 보이는 것들은 고객들이 직접 사용하고 경험하기 전까지 우리 브랜드를 평가하는 요소가 됩니다. 대표적으로 브랜드 네임과 로고, 그리고 각종 비주얼 요소들이 있습니다. 


A. 브랜드 네임

먼저 브랜드 네임은 발음이 쉽고 부정적인 연상이 없는 것을 선정해야 합니다. 다만 좋은 브랜드 네임은 짓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완벽한 이름을 만들기 위해 너무 오랫동안 고민하거나 많은 비용을 들이는 것은 브랜드 구축에 있어서 낭비가 될 수도 있고, 시장 진입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가장 좋은 예가 바로 런던 교통카드인데요, 교통카드임에도 이름은 'Oyster card' 즉, 굴카드입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교통카드를 굴카드라고 이름 붙이는 건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죠. 하지만 런던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적인 제품이 되었고, 널리 쓰이다 보니 유래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까지 생겨났습니다. 이처럼 브랜드 네이밍의 핵심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열심히 쓰면서 좋은 연상을 쌓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굴카드지만 버스 탈 때 써요!


B. 브랜드 로고

브랜드 로고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네임을 시각적으로 구체화한 것입니다. 그리고 브랜드 로고에는 아래와 같이 네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보통 브랜드 로고에는 로고타입이 많이 사용됩니다. 브랜드 인지 비용이 낮다는 장점 때문이죠. 반면에 심볼의 경우에는 인지 비용이 가장 높은 관계로 이미 자리를 잡은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콤비네이션 또한 많이 사용되는 유형입니다. 처음에는 심볼과 워드마크를 함께 사용하면서 나중에 브랜드가 자리를 잡으면 심볼만 쓰거나, 아니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서 사용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다만 콤비네이션 또한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엠블럼은 그래픽 디자인 안에 문자를 삽입하는 방식인데요, 경제적인 방식이지만 시각적으로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카피를 많이 당하는 유형이기도 합니다. 


C. 비주얼 시스템

브랜드 네임과 로고를 만들었다면 이제 그것들이 어떻게 외부에 일관성 있게 표현되어야 할지 규정과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이것을 바로 비주얼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이런 거죠. 따뜻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네이밍도 하고 로고도 만들었는데, 로고나 포장지 색상이 파란색과 흰색으로 이뤄져 있으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비주얼 시스템은 좋은 브랜드, 소위 명품일수록 굉장히 엄격하게 운영됩니다. 이는 다른 브랜드와의 구별을 통해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티파니 블루'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미국의 명품 보석 브랜드 Tiffany & Co. 를 상징하는 색상인데요, Tiffany & Co. 에서는 이 색상을 자사의 패키지, 쇼핑백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컬러 마케팅을 넘어 전 세계에서 Tiffany & Co. 만 사용할 수 있도록 상표등록을 마치기까지 했죠. 


게다가 Tiffany & Co. 에서는 색상에 대한 독점적 사용뿐만이 아니라 패키지 상자의 생산지, 재질부터 상자에 리본을 묶는 방법과 장소, 상황까지 세심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Tiffany & Co.라는 브랜드를 일관성 있게 고객들에게 각인시키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죠. 

Tiffany & Co. 의 비주얼 시스템


2) 보이지 않는 것들 - 전략 : 브랜드 정의, 가치제안, 브랜드 약속


보이지 않는 것들은 바로 브랜드 전략을 의미하는데요, 브랜드 전략은 고객들이 시각적 요소를 통해 가지게 된 긍정적인 인식들을 브랜드를 직접 사용하고 경험한 후에 더욱 깊어지도록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A. 브랜드 정의(Identity Statement)

그리고 전략의 출발점은 바로 브랜드 정의(Identity Statement) 한 문장을 만드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브랜드 정의란 우리 브랜드가 물리적으로 어떤 시장에서 무슨 기능을 하는지를 정의한 문장인데요, 비즈니스에서 우리 브랜드가 어떤 의미인지를 기술한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을 예로 들어보면 브랜드 정의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인스타그램은 → 브랜드 네임

개인의 일상과 추억이 담긴 이미지, 영상을 업로드하고 공유하게 해주는 → 기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 카테고리, 형태


브랜드 정의와 헷갈리는 것이 바로 브랜드 미션입니다. 브랜드 미션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며, 앞으로 무엇이 될 거라는 지향점인데요, 브랜드 정의와 달리 미션은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브랜드 정의는 고객에게 연결된 가치인 만큼, 규정된 단어야 다양하고 표현이 많아서 혼란스럽게 전달되어서는 안 됩니다. 브랜드 정의를 만들 때는 기업, 조직 차원에서 공통된 하나의 인식, 하나의 키워드를 정해야 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우리 회사 사람 아무나 붙잡고 브랜드 정의에 관해 물어본다고 해도 '합의된 한 문장'이 반드시 나와야만 합니다. 


B. 브랜드 가치제안

브랜드 정의는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이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물질적/정신적 가치로 연결됩니다. 일종의 Value Proposition인 셈이죠. 가격과는 무관한 이런 요소를 바로 브랜드 가치제안이라고 합니다. 


브랜드 가치제안의 유형은 아래와 같이 구성됩니다. 



C. 브랜드 약속

브랜드 약속이란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이용하면서 기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치제안보다 포괄적이며 변하지 않는 것이죠. 예를 들어 애플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은 디자인과 혁신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볼보를 구매하는 고객은 타사 자동차에 비해 안전할 것을 기대하죠. 


아래 세 가지 원이 중첩되는 영역을 브랜드 약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약속은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으로 표시되는데요, 아마존의 브랜드 약속은 바로 고객지향(Customer Centric) 한 단어인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여기까지 따라오신 분이라면 지금쯤 헷갈릴 겁니다. 브랜드 약속, 브랜드 가치제안이 뭔지는 알겠는데 도대체 슬로건하고 다른 게 뭔지 말입니다. 


브랜드 약속은 변하지 않습니다. 아마존이 온라인으로 책을 팔 때도, 그리고 서버 스토리지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을 때도 그들의 '고객지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비즈니스 형태와는 무관하죠. 


반면에 가치제안은 비즈니스에 따라 변합니다. 현재 비즈니스와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가치를 제안하는 것이죠. 매장에서 갓 만든 따끈한 음식을 제공하던 식당이 코로나로 인해 신속한 배달을 내세우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슬로건은 고객들이 받아들이기 쉽고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홍보할 수 있는 단어나 문장을 뜻합니다. 



3. 브랜드 내재화


브랜드 내재화는 지금까지 언급한 많은 전략들을 직접 실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많은 브랜드가 브랜드 구축에 실패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브랜드 정의와 같은 맥락으로 브랜드 내재화 또한 우리 회사의 모든 구성원이 브랜드에 관해 동일한 내용을 이해하고 말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브랜드가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그리고 나의 업무가 그 속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 알고 실천하게 만드는 것이죠. 


이렇게 보면 브랜드 내재화는 구성원에게 달린 것 같지만, 결국 핵심은 창업자 혹은 CEO입니다. 구성원은 브랜드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지만 창업자/CEO는 브랜드를 창조한 사람이기 때문이죠. 창업자/CEO는 브랜드에 있어서 Vision setter가 되어야만 합니다. 


브랜드 내재화에 실패한다는 말은 곧 우리 구성원들이 내가 하는 일과 우리 제품/서비스에 대해 전혀 받아들이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 됩니다. 결국 고객에게 제품/서비스를 선보이는 과정에서 일관성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우리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를 잃게 되겠죠. 경쟁사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지난번 워크샵을 통해 최근 트렌드를 파악했다면 이번 강연에서는 스타트업의 브랜드 구축에 핵심적인 개념과 방법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강연에 참여해주신 MKYU 구성원들은 물론, 내 브랜드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다음 후기에서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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