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트렌드, 마케팅, 가상현실, AR, VR
요즘 메타버스(Metaverse)가 여기저기서 화두가 되고 있다. 정의와 설명만 보면 뭔가 완전 새로운 개념처럼 이야기하지만, 글쎄... 세기말부터 2000년 중후반까지 가상현실, 그리고 실현 가능성을 보여준 '세컨드 라이프'가 떠오른다. 뭐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고, 패션산업처럼 다른 산업들도 유행하는 키워드가 나와줘야 산업이 돌아가고 모두들 밥먹고 살 수 있는 것이니 그럴 수 있다. 스타트업 산업에서는 AI와 바이오에 이어 다시 AR/VR 관련 스타트업이 주목을 받을 수도 있겠다. 메타버스의 미래상은 이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충분히 보여줬다.
메타버스 시대가 언젠가 열릴 것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으나, 십년 이상의 미래를 보고 움직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대부분 영역에서 돈이 안된다. 기술은 가능한 수준이지만, 아직 원가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 삼성SDI에 있을 때 '세컨드 라이프'의 사업적 활용방안을 찾기 위한 TFT활동을 했었는데, 그 때도 결국 사업성 문제로 세컨드 라이프에 진입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맺었었다. 구현된 가상현실의 모습은 조금 다르지만, 이 당시도 기술에 대한 이슈는 아니었다. 최근 몇년 AR/VR 관련 스타트업, 기업 멘토링이나 컨설팅을 하면, 항상 문제가 Market Fit이었다. 고객 Needs는 있지만, 원가가 너무 높아서 합당한 가격을 지불할 만한 시장과 고객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게임의 경우, 게임이라는 즐거움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흔쾌히 지갑을 열기 때문에 그 돈으로 돌아간다. 갑자기 게임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섹스 산업과 마찬가지로 기술적 발전이 대중화 단계로 넘어오게 만드는 첨병 역할을 하는 것이 게임 산업이기 때문이며, 가상현실이던 메타버스던 그 기반은 게임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항상 게임이 먼저 구현된 가상현실보다 앞서가서 무언가를 보여주고 제시해줬다. 지금은 세컨드 라이프 때보다도 가상현실 구현과 체험에 대한 기대치가 훨씬 더 올라갔고, AR/VR 등 기술까지 엄청나게 발전되어 있다. 문제는 이 모든 걸 구현하려면... 정말 어마어마한 돈이 든다. 누가 얼마나 돈을 낼 것이며, 누가 어떻게 원가를 줄이느냐가 핵심이다. 현재 AR/VR로 구현된 것들을 일상적으로 접하기 어렵거나 VR게임이 엄청 비싼 이유이기도 하다.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메타버스는 갈 길이 멀다. 메타버스 유행이 2~3년내에 끝나고, 10~15년후 또다시 새로운 용어로 유행이 오면 그 때는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