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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Feb 01. 2021

우리 회사에 적합한 조직 형태와 문화 찾기

MKYU 워크샵 : 조직을 넘어 기업으로 성장하기. 마지막

지난 11월에 시작되었던 MKYU 워크샵도 이제 마지막이네요. '스타트업의 조직문화'를 주제로 조직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이번 워크샵 전에 패스파인더넷 자체 보유 툴을 사용해 MKYU 구성원 분들의 전체 성향과 조직문화를 분석했는데요, 그 결과를 바탕으로 MKYU 조직의 장단점은 물론 MKYU에 어울리는 조직 형태와 문화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 가장 대표적인 조직 유형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조직 유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라인 조직과 PO 조직입니다.


1) 라인 조직(Line Organization)


라인 조직이란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든 조직이 한 줄로 서 있는 조직을 의미합니다. 각 조직은 자기들 앞의 과제를 수행하고 다음 조직으로 넘깁니다. 그리고 그다음 조직은 또 그걸 맡아서 자기 책임을 다하고 다음으로 넘기는 식으로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가치가 전달되는 것이죠. 제조 현장부터 마케팅, 영업까지 모든 조직이 공장의 생산 '라인'처럼 일사불란하게 작동하는 것이죠. 


라인 조직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효율성'입니다. 모든 프로세스가 일사불란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되며, 각 구성원의 역할이 명확한 만큼 문제가 발생해도 원인을 추적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라인 조직은 하나의 목표를 이루는데 최적화된 조직입니다. 그렇다는 건 반대로 그 목표가 잘못되어 있다면 조직 체계를 모두 다 바꿔야 하는 부담도 있는 형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라인 조직에 어울리는 문화란 무엇일까요? 다들 짐작하셨겠지만 상명하복, 소위 군대식 문화가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라인 조직에 적합한 구성원 또한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사람보다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성향이 적합합니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라인 조직은 왠지 요즘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소위 '꼰대'적인 조직 형태 같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기업들 대부분이 이런 형태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라인 조직은 오늘날 콘텐츠나 게임 회사, 플랫폼 기업의 대표적인 조직 형태이기도 합니다. 특히 대규모 자본이 투하되는 MMORPG 게임 회사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형태죠. 


즉 라인 조직은 시대에 뒤떨어진 조직 형태가 아니라 신속하게 제품/서비스를 출시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산업에 속한 기업들 모두에게 적합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 시스템


프로덕트 오너(이하 PO) 시스템은 최근 스타트업의 일반적인 조직 형태입니다. 


마케팅, 구매, 인사 등 기능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일반적인 조직 형태와는 달리 PO체계에서는 조직이 영위하는 각 비즈니스가 기준이 됩니다. PO 체계 조직에는 제품/서비스를 만드는데 필요한 기능만이 존재하게 되는데요, PO는 해당 비즈니스를 책임지는 일종의 부문장 역할을 담당하며 기획자, 디자인, 개발자와 함께 제품/서비스를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CS나 전사 브랜드 마케팅 같은 조직은 PO와는 별도로 존재하면서 기업에 소속된 모든 비즈니스를 담당하게 되는데요, 이런 조직들은 Shared Service라고 합니다. 


PO 체계의 가장 큰 장점은 시장 트렌드와 고객의 니즈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스타트업에 가장 어울리는 형태이기도 하죠. 하지만 라인 조직에 비해 복잡하고 모호하다는 점, 그리고 PO 체계의 원활한 실현을 위해서는 개인 레벨에서 보다 큰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는 등의 부담도 존재합니다. 


PO 체계로 조직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비즈니스에는 e-commerce,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캐주얼 게임회사가 있습니다. e-commerce는 앞으로 어떤 제품이 고객들에게 유행할지를 예측할 수 없으므로 패션/의류, 뷰티, 가구, 반려동물 등 카테고리별로 PO 체계를 운영하며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합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들 또한 소속된 아티스트별로 따로 관리/운영된다는 측면에서는 일종의 PO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바일 게임, 캐주얼 게임을 제작하는 회사들도 PO 체계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핀란드 게임 회사 Supercell입니다. 클래시 오브 클랜, 브롤 스타즈 등을 을 서비스하고 있는 Supercell은 직원 250명이 수십 개의 게임에 흩어져 있는데요, 이는 리니지 같은 MMORPG에 비해 캐주얼 게임의 개발이 간단하고 또 어떤 게임이 성공할지 시장 트렌드 또한 불확실하기 때문이죠. 어떻게 보면 각 PO가 하나의 작은 스타트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PO 체계의 핵심은 빠른 실행과 성장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PO 체계에는 단순히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보다는 목표 지향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우리도 넷플릭스처럼?


최근 서점가에는 넷플릭스에 대한 책이 유행이었습니다. 넷플릭스의 前 최고인재책임자(CTO, Chief Talent Officer)의 저서 '파워풀'이 베스트셀러가 되니 넷플릭스 現 CEO 리드 헤이스팅스가 쓴 '규칙없음'이 출간될 정도였으니 말이죠. 모두가 넷플릭스의 조직형태와 기업문화를 이상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우리 회사에도 적용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넷플릭스 문화를 완벽하게 이식하면 우리 회사 기업문화도 최고가 될 수 있을까요?


넷플릭스는 PO 체계로 조직을 운영하면서 빠르게 콘텐츠를 공급하고 또 변화에도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업무와 성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무제한의 자유를 허용하는 한편, 파격적인 보상도 지급하고 있죠. 지금의 넷플릭스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인상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을 해고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매년 20%는 무조건적으로 해고하고 있죠. 그리고 해고 인원을 보충하기 위해 그만큼 채용도 많이 합니다. 즉 PO 체계에 어울리는 열정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에 자기 주도적이지만 팀과 일할 준비가 된 사람을 채용합니다. 그리고 자유를 부여한 후 성과를 내면 파격적인 보상을 주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냉정하게 해고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빈자리는 채용으로 메우는 것이죠. 


만약에 우리 회사가 온라인 콘텐츠 회사가 아니라 자전거를 만드는 회사라면 어떨까요? 넷플릭스 같은 문화가 과연 이상적인 문화 일지는 의문이 있습니다.  R&D - 생산현장 - 마케팅 - 영업점의 라인을 해체하고 PO 체계로 조직을 개편, 휴가나 점심 식대 같은 규정을 없앤 뒤에는 성과를 내지 못한 구성원을 해고한다면 엄청난 혼란이 발생하고 기존에 갖고 있던 효율성이라는 장점 또한 사라지게 되겠죠. 


이처럼 조직 형태나 문화는 몇몇 글로벌 기업을 벤치마킹하고 그들의 원칙을 똑같이 실행한다고 해서 구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비즈니스의 특성, CEO/구성원의 성향과 역량, 그리고 실행 전략의 일관성 있는 연결입니다. 


앞서 살펴본 넷플릭스 또한 규칙이 없고, 구성원을 신뢰하고 등등 많은 포인트가 있지만 핵심은 바로 이런 alignment 였던 것이죠. 


넷플릭스의 Alignment


3. 우리 회사에 어울리는 조직 형태와 문화 찾기


우리 회사에 어울리는 조직 형태와 문화를 찾고 성장하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기존 인력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그리고 가능하다고 해도 어떻게 해야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죠.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M&A 등 외부 자극을 통한 변화입니다. 하지만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와 fit 한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고 우리 회사와의 integration 이슈도 존재합니다. 


마지막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은 신규 인력의 채용입니다. 기존 구성원과는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채용함으로써 서서히 변화가 확대되기를 기대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 문화와의 갈등이 커질 것이며, 근본적으로는 과연 신규 채용된 소수 인원으로 조직 문화가 바뀔까 하는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도저히 답이 없어 보입니다. 전부 다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하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작은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보는 것이죠. TF도 좋고 신사업팀도 좋습니다. 핵심은 작은 팀으로 실험을 해보고 적합한 형태를 찾는 것이죠. 어떤 조직은 라인 조직으로, 어떤 조직은 PO 형식으로 운영하면서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에는 어떤 형태가 효율적인지, 그리고 구성원의 성향에는 어떤 것이 잘 맞는지 실험을 통해 시사점을 얻고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서 향후 교육이나 채용에도 적용하면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이론적인 이야기와 함께, 패스파인더넷 자체 툴로 도출한 MKYU 김미경 대표님 및 구성원들의 공통 성향을 토대로 다른 기업들과 비교도 해보고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여러가지를 함께 생각해보고 제안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해당 내용은 MKYU 내부 정보라서 상세하게 공개하지 못하는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지금까지 총 8번의 워크샵이 끝났습니다. '콘텐츠 조직을 넘어서 기업으로 성장하기'라는 주제어 걸맞게 비즈니스 모델 구축, 트렌드 분석과 브랜딩, 마케팅 전략 수립, 조직 문화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까지 핵심만 살펴보았는데요, 이번 워크샵이 김미경 대표님과 MKYU의 성장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럼 지금까지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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