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커리어리, 트렌드
인싸들이 모두 클럽하우스에 몰려가서 노는 동안 경계인인 나는 커리어리에 가서 찬찬히 콘텐츠와 팔로워를 쌓아가고 있다. 커리어리 운영진 초대를 받아서 활동하기 시작한지 일주일 모자라는 2개월인데 현재 팔로워가 2,802명이다. 2개월 되면 3천명 돌파할 것 같다. 사업하면서 브런치로 재미를 쏠쏠히 봤는데 브런치가 일반인의 에세이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주춤한 상황이다. 커리어리는 과거 브런치 초기 모습이다. 브런치 보완 혹은 대체 채널로 올해 브런치 수준까지 커리어리 계정을 키울 생각이다.
이제까지 사용해본 SNS나 마케팅 채널 중 가장 성장세가 빠르다. 클럽하우스가 원래 인싸 샐럽들이 자기 팬클럽이나 팬덤을 그대로 가져가거나 공통점이 강한 특정 관계들이 모이는 구조라면, 커리어리는 자체 채널내 콘텐츠와 큐레이터 노출에 의해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다. 순수하게 콘텐츠와 큐레이팅 역량만을 가지고 팔로어가 늘어나는 형태다.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콘텐츠와 큐레이팅이 주는 인사이트에 대한 가치도 돈으로 받는다. 보상체계 뿐만 아니라 퍼블리(커리어리는 퍼블리에서 만들었다)와의 향후 업무 연계 기회도 기대할 수 있도록 꼼꼼히 설계되어 있다. 클럽하우스 같이 재미나 선의만으로는 서비스가 지속적을 오래가기 힘든데 적극활동하는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수익모델로도 가져갈 수 있도록 해놓았다. 내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든, 일이나 사업 측면에서든 타겟고객들이 모여있어서 콘텐츠 소비와 노출도 높아서 영향력과 파급력이 좋다. 기존 경험을 비추어볼 때 올해는 커리어리를 통해 사업적인 도움도 받게 될 것 같다. 사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기도 하다.
클럽하우스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마케터의 숙명상(?) 발만 걸치고 있는데, 난 확실히 클럽하우스 보다는 실속있는 커리어리가 성향상 잘 맞는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힙하고 노는 사람들은 클럽하우스에, 일잘러를 꿈꾸고 관종 기질 없는 일하는 사람들은 커리어리에 모여있다. 클럽하우스가 화려하고 시끄럽게 사람들이 모여 북적거린다면, 커리어리는 있는 줄도 모르게 조용히 아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는데 정작 내가 원하는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이 모여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나도 내 어렸을 적을 떠올려보면, 당연히 클럽하우스에서 놀고 있었을거다.
* 커리어리가 나오기 전인 재작년에 우리 패스파인더넷을 통해 만들고 싶었던 신규 서비스가 하나 있었는데 그게 이 커리어리와 거의 똑같았다. 정보과다에 의한 피로감이 누적되어 있어서 큐레이팅에 대한 니즈가 올라가기 시작한 타이밍이었기 때문이다. 그 때 그냥 과감하게 추진했어야했는데 아쉽다. 역시나 중요한 건 실행이다. 커리어리를 통해 대리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에는 이거다 싶으면 절대 주저하지 않겠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