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CV, 면접, 선발, 창업
어제 면접 심사 진행하면서 재미있었던 일 몇몇 끄적끄적..
1. 신한 오픈이노베이션에 스타트업 바닥에서 유명한 스타급 스타트업들 다수가 지원했다. 영상과 사진으로 자주 보던 유명 샐럽급 스타트업 대표를 보는데 연예인 보는 기분이었다.
2. 스타트업 바닥의 유명세는 스타트업 바닥에서 자기들끼리나 먹히지 Corporate Venturing(CV) 바닥으로 넘어오면 저~언혀 안먹힌다.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겠다는 포부와 화려한 수상경력은 관심 없다. "그래서 어떻게 돈 벌 수 있나요?"만이 유일한 관심사다.
3. 역시나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판교 시선과 여의도 시선의 극명한 차이가 뚜렷하게 보이는 그 정점 자리가 CV 바닥이다. 스타트업 바닥에서의 스타플레이어들이 면접도 아니라 서류전형에서 떨어지는 일도 다반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4. 면접 심사에서 스타트업 대표가 짧게 발표하거나 소개, 혹은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할 때 태도나 내용을 보면, 그리고 시장진입후 스케일업을 위한 그동안의 활동을 보면, 어느 엑셀러레이터 소속인지 보인다. 저기는 퓨*이구나, 저기는 스* 보유 스타트업이구나~ 혹시나해서 보면 역시나다. 엑셀러레이터들이 원래부터 그런 성향의 스타트업을 뽑아서인지, 스타트업을 뽑아서 그렇게 만든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경우는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대부분은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판교 밸류와 여의도 밸류의 차이도 여기에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5. 이번에도 예비나 극초기 단계 때 본 스타트업들이 여럿 있었다. 서류 전형을 통과해서 면접까지 온 것만도 가슴 한켠 뿌듯한데, 면접도 통과해서 최종선발 되기도 했다. 나한테 멘토링 받으면서 펑펑 울었던 스타트업 창업가부터 타노스 모드로 하드캐리했는데 뼈를 깎는 마음가짐으로 잘 받아들여 피봇팅한 창업가 등 지금 성장한 모습을 보니 진심으로 감동적일 정도였다. 울컥~ 이 맛이 이 일을 한다.
6. 피칭이 아니라 면접 방식으로 설계하고 진행하고 있는데 의도한대로 역시나 매우 효과적이다. 심사위원들은 서류전형 단계부터 면접 및 최종선발까지 동일하고 서류를 꼼꼼히 다 확인하고 협업포인트나 투자포인트까지 정리하고 심사에 임하게 되니 면접 단계에서 매우 깊게 스타트업을 살펴볼 수 있다. IR과 피칭에 익숙한 스타트업 입장에서 힘들어하기는 하지만, 선발하는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공정하고 정확하게 선발하는 방법은 없다. 스타트업 바닥의 IR과 피칭 방식으로 단점을 숨기고 포장하는 방식은 전혀 먹히지 않는다. 결국 모르면 모른다, 고민 안해봤으면 안해봤다 솔직한 게 오히려 더 유리하다. 그렇지 않았던 스타트업들은 모두 탈락했다.
7. 어제 보령 케이스에 한하기는 하는데, 보령이 선발하는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의 경우 소위 손 때 안 묻은, 애매하게 투자 받아서 거품이 잔뜩 끼지 않은, 옥석 같은 스타트업이 많다. 아무래도 기술 중심인 사업아이템이 많은데 기술의 완성도가 어느정도 올라올 때까지 스타트업 바닥에 넘어오지 않은 곳들이 많다. 그렇다보니 지분구조도 단순하고 수준은 최소 프리시리즈A나 A 이상 수준인데도 투자 받지 않은 곳들이 다수다. 그 전까지 정부나 학교, 기관의 연구개발비용으로 지금까지 왔기 때문이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