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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Sep 21. 2021

스타트업,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스타트업, 테크, 기술, 사업, 창업

2~3년전 테크 스타트업으로 시작해서 초기에 기술력으로 주목을 받고 여기저기 초기 투자도 잘 받았지만, 그 이후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주위에 꽤 있다. 그런 곳들의 공통점은 그 당시부터 내가 미리 기술의 상업적 접근에 대해 계속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만 집중하면서 기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큰 꿈을 갖고 비전이 먼저라면서 사업계획을 잡았다는 점이다. 


그 사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술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쏟아져나와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고, 경쟁자가 많아지니 기술성 차별성도 점차 떨어지고, 기술의 상업적 활용에 먼저 접근한 곳들이 기술적 격차를 시장과 고객 측면에서의 기술 상용으로 차별화해서 먼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상업성이 증명되는 순서로 투자금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으로 기술이 조금 떨어지는 후발주자라도 투자금을 통해 기술격차를 순식간에 쫓아갈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이미 AI와 데이터, 핀테크, 대체육 등 푸드테크, 바이오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다.


'기술로 세상을 바꾼다' 판타지가 스타트업에 팽배해있는데, 이는 과거 기술 스타트업으로 성공한 극소수 창업 성공 스토리와 이런 창업가들이 가져온 환상이다. 대부분 성공 스토리는 기술적 우수성이 아니라 시장과 고객에 기반한 상업성으로 결정된다.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임을 잊어서 흔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을 먼저 시작한 스타트업들을 이런저런 자리에서 만나게 되면 자기들 기술의 우수성을 타사와 비교해서 이야기하기 바쁘지만, 이미 다들 기술에는 솔직히 관심이 없다.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활용해서 먼저 시장을 치고 들어간 곳들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또 기술 이야기 혹은 붕 떠있는 비전과 미래 이야기다. 창업가들이 이렇게 뽕 맞은 자기 위안을 할 때 보면 일부는 원래 창업가 자체의 문제, 또 일부는 앞단 투자자들이 그렇게하게끔 리딩하고 있어서 발생하는 문제다. 이유가 무엇이던지 역시나 창업가의 잘못된 의사결정이다.


그 정도 되면 안타깝지만, 이미 늦었다... 가끔 그 상황 되면서 갑자기 찾아와서 도와달라고 하는데, 나 역시 뽀족한 수가 없다. 심폐소생술도 어느정도 생명이 붙어있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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