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트렌드, 사업전략, 창업
AI, 바이오, 테크 등 기술 중심 스타트업들이 투자도 잘 받고 잘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 투자 잘 받은 곳들이나 투자를 받지 못했거나 대부분 공통적인 문제점에 봉착해있다. 경제가 어려우니 정부에서 푼 돈들이 이미 수년전부터 차곡차곡 쌓여오면서 기형적인 투자 환경이 조성된 것도 모자라 민간도 돈이 너무 풀려있어서 어느덧 우리나라 묻지마 투자가 스타트업까지 와버렸다.
그야말로 일단 돈을 먼저 찌르고 보자는 생각이 팽배한데, 그 바람에 스타트업에 대한 테헤란로/판교 밸류와 여의도 밸류의 차이는 극단적으로 벌어졌다. 스타트업 엑싯의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자 글로벌로 가장 많이 벌어지는 방법이 기업의 인수나 투자인데, 그게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장 지금 쿠팡 주가만 확인해봐도 이미 예전부터 말해온 두 가치 사이의 시각차를 체감할 수 있다. 결국 원래 예상한 시장가로 반토막 나있다.
이야기가 돌아돌아왔는데, 우리나라 기술 중심 스타트업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대부분이 '기술을 위한 기술' 개발을 하고 있고 기술의 상업적 활용은 뒷전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결정적인 취약점으로 국내 대기업들이 자꾸 해외 스타트업에 눈을 돌리는 주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해외 유명 엑셀러레이터들이나 투자사들은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지, 혹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술을 인식하고 있고 그렇게 하라고 스타트업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스타트업 육성에 고용과 취업, 채용 목적에 정부 주도 키워드 제시와 이해관계자들의 분위기 몰아가기, 일반 기업이나 투자자들 끌어들이기 위한 억지 유행몰이 등등도 겹쳐 기술 키워드가 사업을 앞서는 괴이한 현상이 오히려 상식적인 것으로 포장되어 있다. 이제는 도를 넘어서서 스타트업들 조차도 시장과 고객은 뒷전으로 하고 기술만 갖고 있으면서도 그게 뭐가 문제냐는 식인 경우가 많다.
이미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일부 기관과 기업, 투자사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당장 우리만해도 많이 요청 중 하나가 테크 스타트업이 고객 지향적으로 상업적 시장성을 갖도록 육성해달라는 것이다. 이미 몇몇 진행 했고 진행 확정되어 있다.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없는 기술은 사업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기술을 위한 기술 개발에 올인하고 있는 스타트업들과 돈 좀 박아넣고 그렇게 하는게 맞다고 옆에서 바람 넣는 사람들까지 멀리도 아니고 당장 2-3년 뒤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지 갑갑하다. 정확하게는 창업가와 창엄멤버들 그리고 앞단 투자자들은 기회 봐서 돈챙기고 빠진후, 창업가는 연쇄창업한다면서 사업전문가로 변신하고 투자자들은 원하는 수익율 달성했으니 문제 없겠지. 가장 마지막에 사거나 투자한 곳과 스타트업에 지분 없이 조인해서 남아있는 임직원들만 바보될거다. 모든 돈 놓고 돈 먹기 폭탄돌리기의 끝이 그렇듯 말이다.
상업적 시장성은 사업의 지속성을 유지시켜주는데 테크 스타트업 다수가 앞단 투자자들과 함께 지속성은 뒤로 하고 1-2년 앞 투자 단계와 현금화만 본다. 이젠 창업가가 투자자처럼 되고 있다. 더 잘 촘촘히 걸러서 기업을 통한 엑싯이나 정상적인 기업가치에 맞춰서 여의도 밸류에 발맞춘 스타트업 육성에 더욱 매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