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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Feb 04. 2022

인간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유리에 불과한지

인간관계, 인연, 사회생활, 인생, 행복


우정? 의리? 인간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유리에 불과한지 20대의 마지막해인 29살에 가슴 찢어지게 겪었다. 여파가 수년이 갈 정도였지만, 배신이라는 것을 차라리 어렸을 적에 겪었다는 것을 지금은 인생 최고의 행운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잃을게 많지 않았을 때 겪어서 심신은 너덜너덜해졌지만 내 삶이 깨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갓 성인이 된 스무살 때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인간의 사회적 계급을 경험하고 이어서 29살에 겪은 일 덕분에 내 자아와 세계관, 인간관 그리고 인생이 완전히 변했다. 그 바람에 이후 그런 일을 겪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미리 대비하기 때문에 좀처럼 겪지 않았거나 겪어도 감내 가능한 수준 안에서만 아주 가끔 겪게 되어 큰 충격은 아니었다. 생각해보니 나이 마흔에 한번 더 있기는 했지만, 삶이 망가질 정도는 아니었다. 상처에 딱지가 앉고 굳은 살이 생겨서 단단해졌다는 것이 맞을거다. 인간관계는 돈 몇푼과 사소한 말 몇마디 앞에서 얼마나 별 것 아닌지 겪어본 사람들은 안다. 사람이 최고, 의리 의리, 단단한 우정, 변함없는 사랑을 세상 가장 중요하다고 쉽게 단언하는 사람을 오히려 믿지 않는다. 어쨌든 지금은 사람보다 상황을 더 믿는다. 개인적인 친분이 없어도 상황에 따른 사람의 말과 행동은 예측가능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허락하는 한 관계가 깨지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는 않았다. 세상 살아가면서 인생 긴 길을 걸어감에 있어서 그래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은 사람 뿐이다. 대신 마음을 여는 것은 정말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상대방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상대방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갖지 않도록 노력한다. 거기에 나를 먼저 제대로 세우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잘 되도록 최대한 돕는다. 관계가 오래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나나 상대방이나 모두 같이 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마음을 열고 마음을 의지하기 위해서는 배신할만한 상황으로 서로 안가는게 최고다. 그리고 이 조차 넘어설 수 있는 관계와 인연의 극소수 사람들을 찾는 것을 멈추지 않고 그런 몇몇은 인생을 진정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이 모든 것들을 하기 위한 첫단계가 일단 사람을 믿는 것이다. 그래서 난 사람을 쉽게 믿는다.



https://n.news.naver.com/sports/kbaseball/article/410/0000847264?fbclid=IwAR1gcJilDH0tHGJ-OKgqOxsfKFk8zSYoSkED6mYCa4sRXRlaywIJZCBdDG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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