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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y 02. 2022

바쁨의 종류와 질이 다르다

일, 일잘러, 커리어, 업무, 직장생활, 사회생활


'바쁨'도 종류와 질이 다르다.


어리고 젊었을 때는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서 무언가를 더 할 수 있었는데, 30대 후반부터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 바쁘다 바쁘다해도 절대적인 시간이나 에너지 면에서 예전에 더 많은 일을 미친듯이 했었고 지금은 그 때에 비하면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더 시간이 없게 느껴진다. 의지와 체력의 문제라 생각했지만 단순히 그것이 이유는 아니다. 


쥬니어 시절, 시니어 관리자 전까지는 일이 많아서 바빠도 일이 끝나면 깔끔하게 일을 끊을 수 있다. 책임과 권리가 작고, 일의 속성도 업무시간 내에 소화할 수 있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바꿔말하면 소위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가 가능하다. 직접적인 업무 이외에는 자기 자신이 어떻게 시간과 에너지를 쓰느냐를 조절할 수 있다.


그 이후가 되면 바쁨의 종류와 질이 달라진다. 일에 대한 책임과 권리가 커진만큼 혼자가 아니라 일의 핵심 속성을 다루고 이해관계자들과 조정하는 일을 주로 하는 동시에 일에 대한 성과 압박도 커진다. 공식적인 업무 시간 이외에도 일에 대해 생각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일과 사생활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거나 사생활 영역을 침범하게 되면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든다. 


구분하자면 쥬니어때는 주로 혼자하면서 책임과 권한이 작고 손발이 바쁜 일이 많고, 시니어때는 공동의 성과를 해면서 책임과 권한이 크고 머리가 바쁜 일이 많다. 따라서 나이 먹어서 일로 바쁠 때는 젊었을 때처럼 이것저것 해보기 만만치 않은게 당연한 현상이다. 


오히려 시니어급인데도 쥬니어들처럼 직접적인 자기 일 빼고 여기저기 얼굴 드러내면서 활동하고 있다면 현재 자기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회사에서 위치가 어떤지 예상된다. 대부분 회사에서 인정 받지 못해서 승진 못하고 있거나 퇴사한다. 취미부자, 관심사부자, 프로참견러 등은 젊었을 때나 가능한거다.


그렇다면 일을 완전히 떠날 수 없는 시니어 이상의 '에이스' 일잘러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워크 앤 라이프 하모니' 정도가 최선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을 완전 머릿속에서 지운다는 생각 보다는 현재 상황과 현재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상황과 순간에 집중해서 잠시 일을 떠나는 것을 연습해서 그 때 그 때 몰입하는 것이 오히려 일과 사생활 모두를 제대로 하는 동시에 인생을 즐기면서도 놓치는 것 없이 갈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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