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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이트 쇼 (The 8 Show),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8부작, 리얼리티쇼 같은 서바이벌 드라마.
금요일에 공개된 #더에이트쇼 는 얼핏 제목만 봐서는 리얼리티쇼 예능 프로그램 같지만, 리얼리티쇼에 참가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8부작 드라마다. #오징어게임 의 국내외 글로벌 초대박 이후 이런 형태의 오리지널 시리즈 드라마가 종종 등장하고 있는데, 물론 일본 영화나 드라마로는 이미 하나의 장르가 된 지 오래지만 일본 내부와 일본 외 지역 매니아 장르로 자리를 잡았지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 중 하나다.
소재와 주제, 스토리와 메세지, 캐릭터 등 차별적 매력은 아마도 웹툰 원작으로 하는만큼 거기서 왔을 것으로 보인다. (웹툰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원작이 있더라도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만드는 것은 또다른 문제로 재창조의 영역이자 재창조된 새로운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전혀 다른 콘텐츠 카테고리는 각 매체의 속성을 따르지 않으면 소용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더 에이트 쇼'는 미니 시리즈 드라마용으로 정말 세련되게 만들어냈다.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원작이 있는지 모를 정도로 짜임새가 단단하게 때문이다.
가볍게 보려고 부담없이 재생시켰다가 잠시간을 놓치고 새벽 5시까지 쉬지 않고 보게 만들만큼 강력한 몰입감과 재미를 보장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의 계급 사회와 물질만능주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시리즈내 게임의 전제 조건과 설계는 설국열차부터 기생충 등등 국내외 영화나 드라마로 요즘 너무 흔하디 흔한 소재라 사실 특별히 관심이 가지는 않았지만, 그 틀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전개와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 간의 충돌이 숨쉴틈 없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디즈니 플러스의 초흥행 시리즈 #무빙 이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서브 플롯으로 병렬적으로 배치하다보니 에피소드 간의 재미 차이가 컸는데, 더 에이트 쇼는 구구절절한 캐릭터 각각의 이야기를 아주 효율적이고 영리하게 다루고 메인 스토리에 집중해서 쫀쫀한 재미가 있다.
더 데이트 쇼 게임 설정상 사람이 죽으면 안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서바이벌 게임 소재 영화나 드라마들 보다 덜 자극적일 수도 있지만 차라리 죽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은 수준의 잔혹성이 오히려 더욱 자극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거기에 거의 한 장소에서만(?) 벌어지는 한정적인 공간이 주는 단조로움의 한계를 캐릭터들의 개성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채워주는데, 주인공이지만 관찰자에 가까운 '3층'역의 #류준열 과 사실상 메인 빌런인 '8층'역의 #천우희 가 압도적이다. 다른 배우들도 인상깊은 호연을 펼치지만 이 둘이 중심을 딱 잡아주는게 느껴질 정도다. 이 중에서도 그야말로 미친년(?) 천우희의 연기는! 마쵸 땀냄새 쪄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매드맥스에서 근육질 덩치 마쵸 남자들을 눈빛 하나로 제압하는 샤를리즈 테론이 떠오를 정도다.
엔딩이 약하거나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고, 최근 영화나 드라마들이 엔딩이 약해서 욕을 많이 먹어온 것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고 무리없고 깔끔한 엔딩이기는 하다. 대신 너무 안전한 엔딩이라 시작부터 끝까지 달려오면서 줬던 돌+아이 느낌이 사라지고 너무 착해진 느낌이라 그냥 또라이 같은 미친 엔딩으로 갔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