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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Sep 14. 2024

베테랑2

베테랑, 황정민, 정해인, 류승완, 영화평, 영화, 한국영화

베테랑2, 아이맥스2D, 류승완이 류승완했다! 



지난주 본 '비틀쥬스 비틀쥬스'로 팀 버튼이 다시 젊은 시절 팀버튼으로 돌아간 것처럼 이게 유명 감독들 유행이 되려는지, #베테랑2 로 류승완 감독도 다시 젊은 시절 류승완 감독으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짝패'와 같은 그의 초기작처럼 다소 거칠고 투박한 느낌이 들면서도 에너지 넘치고 타격감 강렬한 힘이 스크린 밖으로 쏟아져나오며 수컷의 쾌감과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게 만든다. 2010년대 이후 감독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남아있기는 했지만 활력과 양아치스러운 느낌은 확연히 줄어들고 너무 쌔끈해져서 심심해진 류승완 영화들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류승완 감독도 나이를 먹는구나 싶었는데, 이번에 과감히 초심으로 돌아갔다.



#베테랑 1편과 마찬가지로 대중 누구나 화나고 짜증날만한 악행을 저지르는 빌런들을 내세워 처단하는 통쾌함을 경험할 수 있다. 사소한 건 무시하고 단순하다 못해 무식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앞뒤 안보고 돌진하는 이야기와 감정선을 감독 특유의 리듬감으로 멱살 잡아 질질 끌고가버리는 스타일은 역시나 류승완 감독 초기작들과 닮았고 베테랑 1편과 밀수의 코메디 감성을 더했다. 이야기와 연출 뿐 아니라 배우들의 개성과 호연, 에너지와 카리스마 혹은 아우라도 영화에 힘을 더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휘몰아친다. 정말 신나게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베테랑 1편만큼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이번 추석연휴 경쟁작이 전혀 없는 무주공산 상황에서도 개봉전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여겼던 천만관객은 불가능할 것 같다. 완전 내 스타일이라 나는 너무 재미있었지만, 앞서 말한대로 류승완 감독의 초기작 느낌이라는 의미는 이전만큼의 대중성은 아니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 양아치 악동 기질이 살아난 듯한 류승완 감독은 살해 당한 이후의 사체 묘사를 필요 이상으로 자세하고 길게 보여주고 법의 처단이 아니라 사적 처단에 열광하는 대중의 모습을 깊게 보여준다. 감정적으로 빌런을 응원하고 있을 관객들을 영화 밖 빌런으로 영화 속 빌런과 다를 바 없음을 교묘하게 녹여넣었다. 워낙 영화 초기에 밝혀지지만 그래도 스포일러다 보니 누가 빌런인지는 공개하지 않겠지만, 평소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떠올려볼 때 왜 이 배우를 빌런으로 삼았는지 생각해보면 같은 맥락에 있다. 단순히 전작보다 확연히 다크해진 분위기 때문이라고만 말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베테랑2를 보면 이상하게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 와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 그리고 톰 크루즈의 #미션임파서블 시리즈가 겹친다. 선과 악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면서 관객을 범죄에 동참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다크나이트와 조커를, 전편이 팀워크와 팀전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번편의 내용상 문제일 수도 있고 황정민-정해인 두 톱을 내세우다보니 생긴 문제일 수도 있지만 전편과 달리 #황정민 만 두드러진다는 점에 톰 크루즈와 아이들로 변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스타일과 결은 완전 다르다. 이건 오리지널 류승완표 영화다! 



※ 아이맥스2D로 봤는데, 아이맥스 화면비 전환도 없고 특별히 사운드상 특이점도 느껴지진 않았다. 그냥 아이맥스관이니 당연한 큰 스크린과 박력있는 사운드라서 이런 액션영화 보기에 좋았다 정도다. 



※ 원래 좋아하는 젊은 남자 배우 중 하나가 #정해인 이었긴 하지만, 이 정도 아우라가 있는지는 이번에 처음 느꼈다. 요즘 한창 재미있게 보고 있는 #엄마친구아들 드라마에서도 이 친구 역시나 참 매력 있네 생각했긴 하지만 '힘'이 있는 배우임은 처음 알았다. 이 영화 이후 한단계 더 레벨업되고 커리어상 변곡점을 맞을 것 같다.


※ 엔딩크레딧 다 올라가고나서 쿠키영상 1개가 나온다. 향후 베테랑 시리즈가 어느 방향으로 갈 지 선언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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