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방황하고 흘러가는대로 그냥 살자!

인생, 삶, 생각, 방향, 신조

by 강재상 Alex

요즘 방황하고 있다. 올해 2026년 목표도 없고 계획도 없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다.



영아까진 오버지만 아동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쉼 없이 이상향을 그리고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나가는 인생을 살아왔다. 인생, 수십년, 십년, 수년, 수개월, 수주, 수일까지 목표와 계획은 기간에 맞춰 구체적으로 세우고 실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해가면서 살아왔다. 천생 성격과 기질도 그렇고, 평생 그렇게 사는게 습관화되어 있다보니 이렇게 하는게 당연하고 편하기도 했다. 그렇게 달려온게 내 지금까지의 삶이고 종종 내 이야기를 할 때 언급해온 것처럼 '지각인생'으로 시작해서 '압축인생'을 살고 있게 만들었다. 그런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무엇을 달성하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최소 커리어 면에서는 완전히 방향을 잃었다. 무엇을 왜 해야 하고 무엇을 달성해야 할 지에 대해 일과 사업 면에서 언제나 명확하게 정리해놓고 실행해왔지만, 올해는 없다. 목표 상실, 계획 없음, 그 자체다.



방황한다고 걱정해줄 필요는 없다. 방황한다고 스스로 괴롭거나 힘들지도 않다. 그동안 지각인생에서 압축인생이 될 때까지 너무 내달리기만 해서, 아니면 올해로 스타트업 바닥에서 남들보다 일찍 인생 2막을 시작하여 지금 일을 하게 된 지 꽉찬 10년 동안 여기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쉼없이 모두 도전해보면서, 에너지를 완전 소진하고 번아웃이 된 것도 아니다. 인생 2막으로 삼은 이 일과 사업을 지난 10년간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가보면서 생각이 많이 정리되어서라는게 정확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예전과 달라진 점은 이런 생각과 감정이 생기려고 하면 그 전에 또 이상향을 정하고 목표를 구체화하고 계획을 세우고 달려왔는데 단지 이번에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는거다. 지금 갑자기 내가 성인군자가 되었거나 부자가 되어서가 아니다. 계속 그렇게 살아온 건 불안감과 성취욕구 그리고 경쟁과 승리의 쾌감이 바닥에 깔려있어서 여기서 오는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에 중독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살면서 처음으로 이것들과 싸워서 균형을 생각할 수 있을만한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이거 정말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좋아하는 것이 생길 때까지 흘러가는대로 '그냥' 살 생각이다. 이성과 논리는 당연하고 감정에서도 '그냥' 살아본 적이 거의 없는데 더 나이 먹기 전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사는 것도 살면서 해볼만할 것 같다.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남들보다 10년 일찍 시작한 인생 2막을 넘어 인생 3막을 살게 되면서 그 때부턴 '고속인생'을 살게 될 것 같다. 지금 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중견, 대기업 교육, 컨설팅 일은 여전히 사랑하고 앞으로도 계속할거다. 혹시나 오해할까봐 굳이 말하는거다. 10년 동안 이것저것 도전하고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단지 더이상 생각만 해도 심장이 벌렁벌렁 뛸 정도로 흥분되지 않을 뿐이다. 다시 가슴에 불을 붙이는 게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것이 될 지, 아님 전혀 다른 게 될 지 그건 앞으로 가봐야 알 것이다.



여기에 이성과 논리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가버리고 기존 방정식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 대혼돈과 대변혁의 시대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럴수록 정신 더 번쩍 차리고 변화에 쫓아가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세상 다 아는 듯 똑똑한 척 말하는 사람들일수록 이런 시대에 다른사람들보다 훨씬 더 불안해하고 조바심에 더 내달리면서도 그 성과가 심신과 머리 고생한만큼은 아닌 것처럼 보여서 오히려 이럴 때 한걸음 뒤로 빠져있는게 대단한 것을 이루진 못할 수 있어도 최소한 나 하나라도 지키는데는 더 현명할 것 같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진흙탕 속에서 함께 뒹굴거리는 것도 의미 있지만 엄청난 성과를 얻고자 하는게 아닌 이상 싸움이 끝나고 물이 맑아지고 들어가도 늦지 않다. 이런 판타지 세상 같은 현실에서는 차라리 어느 정도 내려놓는게 더 행복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새로운 재미거리와 단순한 쾌락, 그리고 어렸을 적 유치함을 찾는데 더 집중하자. 오히려 이게 인생이 더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살아도 대단한 사람이나 부자는 못되도 살려면 살아진다. 최소 입에 풀칠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정도는 있다.



당분간 방황하고 흘러가는대로 그냥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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