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박해영, 드라마, 리뷰, 영화평, 구교환

by 강재상 Alex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모자무싸, 공개 전부터 워낙 화제작이라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잠시 망설일 수 밖에 없었는데 제목이 너무 대놓고 '우리 우울할거예요' 라고 선언하는 느낌이라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내 최애 드라마 중 하나가 '나의 해방일지'인지라, 나 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를 모두 기대하게 된 이유가 나의 해방일지를 비롯 특유의 진한 색채와 잔인하고 사실적인 현실 속에 다독임과 어루만짐이 있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연속으로 내놓으면서 힛트 치고 있는 박해영 작가 작품인지라 궁금할 수 밖에 없었다. 공개된 1화와 2화를 보고 난 느낌은...



기대했던, 예상했던 드라마 분위기와 스타일이라는 점은 좋았다. 우울함 속에서도 존재와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바라보면 따스한 시선과 어루만짐을 통해 위로 받는 기분도 느낄 수 있고, 지독하게 현실적인 배경과 이야기로 극을 이끌어가지만 그래서 더더욱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만들면서도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 극의 긴장과 재미까지 잡아나가는 점도 여전해서 좋았다. 여주인공은 작가의 매 작품마다 바뀌고 있지만 한명의 배우가 연기하고 있는 것처럼 일관성을 가져가면서도 각각 다른 배경과 환경에 던져놓아 끊임없는 변주를 통해 새로운 익숙함까지 가져가는 점도 나쁘지 않았다. 작가의 매 작품이 그랬듯, 역시나 이번에도 주조연할 것 없이 배우들이 연기 차력쇼를 펼치며 시너지까지 내다보니 배우들 연기 보는 맛으로만 봐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다. 특히 주인공을 맡은 #구교환 은 과연 다른 배우로 대체가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그만이 할 수 있는 연기와 매력을 보여줘서 캐릭터에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분명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아직은 극초반 1,2화 뿐이라 정확한 리뷰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단 지금까지는 이전 작품에 비해서 너무 아쉽다. 이유는 명확하다. 구교환이 연기하는 남자주인공이 구교환의 연기 차력쇼에도 불구하고 극도로 비호감 캐릭터기 때문이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라는 점은 인정한다. 분명 누군가에게는 저 캐릭터에 이미 푹 빠졌을 수 있다. 하지만 내겐 그 캐릭터가 귀엽지도, 불쌍하지도, 마음이 가지도 않았다. 순간순간 그의 연기와 매력에 그런 생각이 스치기도 했지만, 캐릭터 자체를 지속적으로 사랑하거나 몰입할 정도는 아니었다. 피해의식과 자의식 과잉에 찌든 그저 찌질한 민폐 캐릭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동정심이 가게 되는 그 기준과 선이라는 게 있는데 그걸 훌쩍 뛰어넘었다. 앞으로 캐릭터가 어떻게 바뀌고 성장해나갈지에 따라 생각이 바뀔 수 있지만, 그렇지 않거나 그 폭이 적다면... 글쎄...



앞으로 몇회 더 보고 판단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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