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스포일러) 영화 벤허 2016 리뷰, 영화리뷰, 영화평
벤허 2016, 원작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깔끔하고 멋진 연출 (평점 8/10)
벤허는 원작 영화의 아우라가 너무 강해서 어떻게 만들어도 그 이상을 보여주기 힘들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나온 영화이다. 얼마전 십계를 리메이크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하물며 이것은 리들리 스콧 감독이 했음에도 말이다. 거기에 비해 벤허 리메이크 감독은 탁월하고 감각적인 영상미를 제외하고는 아우라가 아직은 모자란 티무르 감독 영화라서 더욱 무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막상 본 벤허 2016 버전은 의외로 탁월했다.
벤허 2016은 원작 벤허 영화에서 관객들이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꽤뚫고 그것을 철저히 영화에 반영했다. 첫번째는 전설의 전차 경주 장면이고, 두번째는 가족애와 형제애 그리고 세번째로 종교가 추구하는 사랑이었다. 이 모두를 서사적이고 유기적으로 잘엮어내면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했고 이 자체가 아우라가 되었다. 벤허 2016 역시 이 세가지를 모두 담았고, 21세기에 맞춰 발전된 기술력을 입히고 많은 말 대신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집중할 것에만 집중해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영화가 되었다. 물론 원작 벤허의 울림만큼은 아닐 수 있다. 나 역시 어렸을 적 본 벤허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라 원작 벤허의 전설에는 비할 수 없지만, 객관적으로 영화만 놓고 보았을 때 벤허 2016은 21세기에 딱 맞는 벤허이다. 벤허 2016을 보는 동안, 새롭게 캐스팅된 배우들에 초반부 적응을 한 이후부터는 간간히 겹치는 장면 말고는 원작 벤허가 떠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스토리가 훨씬 더 정돈되어 있어서 집중하기 좋았다.
벤허 2016의 주제와 메세지는 원작과 다른 부분이 없다. 새롭지는 않지만, 배우들의 호연으로 감정의 울림폭은 원작에 못미치지 않는다. 아쉬운 건 엔딩을 너무 급하게 정돈하다 보니 감정선이 이어지다 끊긴 기분이 든다는 점이었다. 전차 경주 장면은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세련된 벤허가 보고 싶다면, 벤허 2016은 만족스러운 선택이다.
벤허 (Ben-Hur, 2016)
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출연 잭 휴스턴, 토비 케벨, 모건 프리먼, 로드리고 산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