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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y 06. 2017

뮤지컬 쓰릴 미 (10주년 기념 2017년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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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쓰릴 미 (10주년 기념 2017년 버전)


휴일을 맞이해서 뮤지컬 쓰릴 미를 관람했다. 

한때 뮤지컬에 빠져서 꽤 많이 봤었는데, 수년동안 다양한 뮤지컬을 경험하면서 어느 순간 한주기를 돌았다는 느낌이 들면서 흥미를 확 잃었었다. 한주기가 돌면 계속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들과 스타일이 비슷비슷한 뮤지컬들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이 느껴지게 되더라. 그래서 '오페라의 유령'처럼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컬이 아니면 더이상 일부러 찾아서 보게 되지 않게 되었다. 



신상에 변화도 생기고 새로운 자극과 영감도 받을 겸, 어제 공연과 전시에 오랜만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게 되었는데, 때마침 예전에 본 뮤지컬 중에서 다시 보고 싶었던 것이 있어서 바로 오늘꺼로, 운이 좋게도 거의 매진인데 자리도 있었다, 예매했다. 그것이 바로 뮤지컬 쓰릴 미였다!



2010년도에 뮤지컬 쓰릴 미를 관람했다. 2007년 초연 이후 그 당시도 워낙 화제가 되고 있던 뮤지컬이었고 현대카드/캐피탈 재직 시절 직원할인 및 직원용 별도 좌석까지 배정된 특별한 혜택까지 있어서 고민 없이 선택했었다. '나'는 강필석, '그'는 김산호 버전이었다. 자리가 있는 것으로 예매하다 보니 배우에 대해 특별히 신경쓰지 않고 예매를 했는데, 2010년도에 본 '나' 역할의 강필석이 오늘 본 공연에서도 '나' 역할을 맡았더라. '그'는 이율이었는데, 뮤지컬 안 본지 꽤 되어서 누구인지는 몰랐다. 과거 내가 쓴 리뷰를 찾아보니 마지막으로 본 뮤지컬이 2년 전인 2015년 5월에 본 드림걸즈 더군. 정말 오랜만에 뮤지컬 나들이이다. 아무튼 2010년 쓰릴 미를 봤을 때, 유명하다는 것 빼고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러 갔다가 화들짝 놀란 경험이 있다. (스포일러까지는 아니지만 정보가 없는 분들이라면 당황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극 중에서 매우 중요한 설정이라 별도로 언급하지는 않겠다) 이번에는 두 번째 관람이라 놀라지는 않았는데, 2010년 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바뀌었더라. 2010년에 봤을 때, 표현이 소극적이고 은유적으로 돌릴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기둥 스토리인 두 남자의 묻지마식(?) 아동 살인사건에 접근하는 이야기 진행과 결론, 반전 역시 정돈이 덜되고 구멍이 크게 보이던 전개로, 생각 보다 강렬하지 않아서 실망을 했었다. 물론 기대가 컸었던 탓도 있겠다. 



하지만 10주년이 된 뮤지컬 쓰릴 미는 모든 것들을 더욱 또렷하고 분명하게 표현하면서 능수능란하게 이야기를 다루고 있더라. 시작부터 끝까지 쉼없이 밀어붙이는 맛이 기대했던 쓰릴 미, 그 자체였다. 2010년에 봤을 때, 외모는 카리스마 넘치는 '그' 자체였지만 연기와 노래실력이 아쉬웠던 (지금은 탤런트이자 배우로 더 유명한) 김산호 대신에 이번에는 '그' 이율이었는데, 강필석과 함께 뛰어난 연기력과 노래실력을 갖추었다. 그래서 공연 내내 단 두명의 배우가 이끌어가는 뮤지컬 쓰릴 미 특성에 맞춰 강필석과 이율의 연기력과 노래실력이 시너지를 내면서 무대에 집중하고 압도 당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본 뮤지컬인데, 쓰릴 미는 매우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쓰릴 미를 원했는데, 쓰릴 미는 나를 쓰릴있게 해주었다.


쓰릴 미 2017 

날짜 2017.02.14~2017.05.28 

장소 백암아트홀 

요약 90분  

만 15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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