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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Aug 10. 2017

익숙한 스토리지만 끝까지 긴장 못푸는 강렬한 에너지

(노 스포일러) 뮤지컬 인터뷰 리뷰, 뮤지컬, 공연, 문화, 대학로

뮤지컬 인터뷰, 익숙한 스토리지만 끝까지 긴장 못풀게 하는 강렬한 에너지에 압도되는 경험을...   


지난주 수요일에 이어 이번주 수요일도 문화생활을. 2주 연속 대학로를 갔다. 이번에 본 공연은 뮤지컬 인터뷰! 지난주 연극 데스트랩에 이어 또 괜찮은 공연이 뭐 없을까 싶어 바로 찾아보고 소재가 흥미로워서 예매를 했다. 이번 작품 역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와 공연 평이 좋아서 큰 고민은 없었다. 다만 연극 데스트랩처럼 인터뷰 뮤지컬 역시 살인사건 소재에 유명작가와 작가지망생이 중심축이어서 너무 비슷한 작품을 연이어 보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이 둘을 비교하는 맛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그냥 진행했다. 그리고 공연을 보고 나니 도입부의 큰 설정만 비슷했을뿐 전혀 다른 작품이었다.


공연을 예매할 때, 이 배우 아니면 절대 안된다 할 정도로 배우를 찾아다니면서 보는 관람 성향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주로 편리한 시간과 자리에 맞춰서 예약을 한다. 공연이 보통 여러 배우들이 한 역할을 맡아서 올려지는데, 정말 잘만들고 신경쓴 공연이면 어떤 배우가 맡던지 공연 자체의 퀄러티는 큰 차이가 없는게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각 배우들의 개성에 따라 공연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느낌을 받기 위해서 캐스팅은 일부러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오히려 배우가 너무 유명해서 공연을 보러 간게 아니라 팬미팅 보러간 것처럼 느껴지는걸 싫어해서, 팬덤이 너무 심한 공연 캐스팅은 의도적으로 피하는 편이다. 하기야 그런 공연은 티켓 구하기도 쉽지 않아 자연스럽게 피하게 된다.



어제 본 뮤지컬 인터뷰는 박건형, 고은성, 임소윤의 캐스팅이었다. 휴가기간 낮공연이어서 가능했던 것이기도 한데, 박건형과 고은성은 팬덤이 많은 배우들인데 그 공연 표를 구해서 보게 된거 자체가 신기하더라. 박건형은 워낙 인지도도 높고 유명한 배우라 그러려니 했는데, 고은성은 얼굴이 낯익다 싶었는데 jtbc의 팬텀싱어 출연과 아이비 남친으로 유명세를 탄 배우더라. 팬텀싱어 시즌1을 몇편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배우였다. 



뮤지컬 인터뷰는 여자를 죽이고 예술작품처럼 살인현장을 꾸미는 연쇄살인마에 대한 작품을 쓰려는 유명작가가 그를 방문한 작가지망생을 문하생으로 받을지 인터뷰를 하는 내용이다. 그렇다, 이 이야기만 보면 당연히 무언가 숨어있는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데, 예상대로 이 이야기는 표면적인 이야기이자 이야기의 출발점일 뿐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이 점차 하나로 엮여가고 보는내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후반부로 미친듯이 내달리는 짜릿한 쾌감이 있는 뮤지컬이 인터뷰이다. 지난주 본 연극 데스트랩이 인간 본성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뮤지컬 인터뷰는 한 인물의 불행한 가족사를 통해서 들여다보는 인간 내면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재로 보면 연극 데스트랩이 훨씬 더 내 취향이고 정말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유머와 긴장을 섞으면서 감정선이 계속 흔들리는 작품 보다는 하나로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작품을 좋아해서인지 뮤지컬 인터뷰를 더 재미있게 봤다. 오히려 스토리 전개나 설정, 반전 등은 워낙 스릴러 작품들, 책, 영화, 공연 등등,을 매니아적으로 좋아해서인지 보는내내 어느정도 예상 되고 비슷비슷한 작품들이 겹쳤음에도 말이다. 떠오르는 작품들을 언급할까 하다가 포기한다. 그걸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이다.



배역 순서상 유명작가, 작가지망생, 그리고 한 여인(?)으로 캐스팅표가 배치되어 있어서 유명작가가 가장 중요한 역할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게 반전이었다. (작품을 보러갈 때 간단한 시놉만 확인하고 상세한 스토리를 일부러 피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이런 일을 자주 겪는 편이다) 물론 어떤 배역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 없지만, 극상 메인인 역할을 맡고 있는 배우가 연기와 노래를 잘해야만 작품이 살기 때문에 그건 신경써서 보는 편이다. 그런데 유명작가 역할은 극을 이끌어나가는 주체이자 스토리의 핵심적인 반전을 담당하기는 하지만, 연기력과 가창력은 작가지망생 역할에 거의 몰빵 되어 있었다. 또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상세히 말할 수 없지만, 폭넓은 연기력과 카리스마, 가창력이 필요하고 작품 전체의 성패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역할이 작가지망생 역이었다. 유명작가역할에 박건형은 인지도 만큼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을 보여줘서 극 전체의 틀을 잘 잡아주었다. 작가지망생역은 고은성이었는데, 고은성의 작품은 내가 기억하는한 처음 본 듯하다, 그 어려운 역할을 정말 멋지게 해내면서 공연장 전체를 쥐고 흔들더라. 야리야리 몸선도 가늘고 힘이 없어보였는데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대단하더라. 캐스팅 신경 안쓰고 예매했는데,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뮤지컬 인터뷰는 스토리나 반전이 신선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을 확 몰입시키면서 한시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 정도로 에너지 넘치는 작품이다. 시덥지 않은 개그와 흔한 소재의 뮤지컬이 지루한 사람들이 뮤지컬 쓰릴미처럼 잘만든 연극 한편처럼 팽팽한 긴장감과 현장이 주는 에너지 교감을 느끼며 만족할 수 있는 멋진 작품이다.


※ 참, 지지난주와 지난주 jtbc 팬텀싱어 콘서트를 연속으로 방영해줬는데, 고은성을 거기서 먼저 보았다. TV에서 본 뮤지컬배우를 아무 생각 없이 예매한 공연에서 마주하니 느낌이 색다르고 신기하더라. 그런데 TV에서 굉장히 키도 크고 덩치도 크게 느껴졌는데, 막상 실제로는 마르고 왜소하다. 확실히 TV는 사람을 1.5배 이상으로 보이게 만든다. 그러니 연예인들이 악착같이 살을 빼고 관리할 수 밖에 없는듯하다.


뮤지컬 인터뷰 

출연 박건형, 고은성, 임소윤 

기간 2017.06.01. ~ 2017.08.20. 

장소 대학로 TOM(티오엠)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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