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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Aug 03. 2017

유머와 긴장이 함께 하는 월메이드 스릴러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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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데스트랩, 유머와 긴장이 함께 하는 월메이드 스릴러 연극 


주말에 웹서핑하다가 우연히 공연정보를 보게 되었는데 딱 내 취향이라 곧바로 예매해서 보게 된 연극이다. 그동안 볼 공연이 없어서 한두달 맥을 놓고 있었는데, 여러번 무대에 오르며 검증까지된 작품이라 고민하지 않았다. 일요일에 곧바로 수요일꺼를 예매하고 관람! 항상 그렇듯 일부러 공연 사전 정보는 거의 보지 않았다, 특히 스토리는 더더욱 말이다.



확실히 유명한 작품에는 이유가 있다. 인터미션 시간도 없이 두시간 넘어 공연하는데 정말 쉴틈 없이 몰아붙이는 맛이 있다. 중간중간 유머를 섞어서 완급조절도 훌륭히 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상 유머를 최소화하고 끝까지 긴장감 넘치게 몰아가면 더 좋았을 것 같기는 한데, 일반 관객 취향은 아니니 그저 그러면 더 좋았겠다 상상만 해본다. 



연극 데스트랩은 창작의 고통 속에서 작품을 내지 못하고 있던 중년의 유명극작가에게 '데스트랩'이라는 신출내기 작가의 작품 하나가 도착하는데 극작가가 그 작품을 탐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극작가 뿐 아니라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인간 본성과 욕망에 사로잡혀 버리게 되면서, 욕망과 욕망이 서로 부딪히고 폭발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이야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데 1막 엔딩부터 2막 동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관객을 이리저리 휘두른다. 훅훅 이야기 전개방향이 반전포인트를 중심으로 여러번 급선회하지만, 그 과정이 정말 매끄럽다. 잘만들고 검증받은 작품이라는게 바로 이런 점에서 다르다. 각 캐릭터의 생각과 행동은 캐릭터별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관객에게 공감대를 갖도록 만들어놓았고, 연극 처음부터 후반부까지 여기저기 꼼꼼하고 촘촘하게 단서들을 펼쳐놓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실이 작품이 되고 다시 작품이 현실이 되면서 심령술사의 이야기까지 하나로 엮여져가는 구성이 매우 참신했다.


김도현, 문성일, 서지유, 한세라, 정재혁 배우들의 공연이었는데, 다들 베테랑 냄새가 물씬 날 정도로 능수능란하더라. 다들 뛰어났지만, 주인공인 중년 극작가 역할을 맡은 김도현을 보고 완전 홀딱 빠졌다. 감정 전달폭과 방법이 정말 넓고 자유자재더라. 1초도 안되는 시간에 극과 극을 달리는 상반된 감정을 표현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미쳤다 싶을 정도로 확확 전환하며 에너지를 뿜어내고, 극 전체의 관급조절을 여유와 긴장을 오가며 분위기를 만들어가더라. 연극을 자주 보는 편이 아니라서 배우들을 잘 모르는데, 이후에 김도현이 나오는 작품이면 일단 신뢰를 갖고 보게 될 것 같다.



연극 데스트랩은 유머와 긴장이 함께 하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월메이드 스릴러 연극으로 강력추천한다.


※ 이 날 공연은 조금 더 특이했다. 원래 런닝타임은 1시간 50분인데 끝나고 나니 시간이 확 늘어 2시간 10분을 했더라. 배우들 컨디션도 좋고 관객 반응도 좋아서 그랬는지 애드립이 폭발! 특히 무대 셋트 하나가 공연중 고장 났는데 그걸 자연스럽게 유머러스한 애드립으로 만들어내더라. 핫하하하하~~~


연극 데스트랩 

출연 김도현, 문성일, 서지유, 한세라, 정재혁 

기간 2017.06.30. ~ 2017.09.03. 

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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