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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Aug 11. 2017

교육업의 특징

교육, 사업, 산업, 마케팅, 비지니스, 본질

제조업에서 금융업, 그리고 교육업까지 나름 다양한 산업군에서 일했었는데, 어디나 사짜는 참 많다. 그런데 유독 교육업에서 사짜가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다른 산업은 나중에 결과가 명확히 나오기 때문에 사짜가 판치기 쉽지 않은 환경인데, 교육업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가 결국에 시장에서 살아남는 경우가 많고 그것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지만, 교육업은 그 결과가 각 개인의 현재의 만족도와 미래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즉, 현재의 만족도만이 절대적인 평가지수가 될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과가 명확하게 나오는 각종 시험이나 합격 준비 교육은 예외이다)


그런 의미에서 특히 교육업에서 사짜는 정말 사악하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미래를 담보로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데 거기서 사기를 치면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업을 사업으로 접근할 때 본질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리고 교육 제품과 서비스의 역할은 그 두려움을 해소 시켜주면서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주고 현실화 시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짜들은 보통 두려움을 한껏 자극해서 헛된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인생을 낭비하게 만들기 때문에 어떤 산업에서의 사짜보다도 사악하다.  


교육업에서의 고객들 역시 재미있는 면이 있다. 실제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은 순간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힐링'이 아니라 쓴소리를 하고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킬링'임을 스스로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정작 선택은 킬링 보다는 힐링, 현실적이지만 어려운 길 보다는 비현실적이지만 쉬운 길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교육업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사짜' 스타일이 훨씬 더 잘 먹힌다.


그래서 교육업을 사업으로 접근할 때 항상 갑갑하기도 하고 고민되기도 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정말 한사람의 인생을 위한, 그리고 사회가 발전하기 위한 교육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사업이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이상적인 지점'이 어디일까이다. 다른 산업에서는 이상적인 지점들을 대부분 찾았는데, 교육업은 아직 찾지 못했다. 찾는 날이 오겠지, 뭐... 지금까지 그랬듯이 반드시 해답은 찾게 될거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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