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직장인, 사회생활, 조직생활, 작당모의
그 인간은 왜 나만 미워할까? 상사가 당신만을 미워할 때.
오늘의 주제는 직장 생활 동안 최소한 한번은 부딪히게 되는 상황에 대한 것입니다.
왜 저 인간은 나만 뭐라고 하고, 나만 미워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하기 전에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과 사이가 나쁜 사람이 직속상관이나 사수만이 아니고 여러 명인 경우 (단, 상사와 죽이 맞아서 나를 괴롭히는 동료는 그냥 상사와 한 몸이니 한 명으로 취급), 또는 부서나 회사를 3번 이상 옮겼는데 나만 미워하는 상사가 연속해서 걸리는 경우는 그냥 여러분이 미움받을 짓을 하는 겁니다. 이건 깨닫기도 어렵고 고쳐지지도 않습니다. 자기반성은 초딩때나 하는 것이고, 성인된 다음에 그냥은 못고칩니다. 돈 좀 들겠지만 심리상담을 받는 건 아주 권장드립니다. 상담 열심히 받으시면 개과천선은 못해도 조직에서 버틸만큼은 성숙합니다.
또다른 경우는 윗사람이 단순히 진상이 아니라 법적으로 문제될 정도의 악행을 하는 경우라면 자기개발로 해결이 안되니 법적 절차나 이직 등을 권장드립니다. (적당히 미친 놈과는 상대할 전략이 나올 수 있지만 그냥 대놓고 악한 놈은 답 없습니다.)
자 주제로 다시 돌아갑니다.
상사가 아무리봐도 다른 팀원들과는 그런대로 지내는데 나만 아주 노골적으로 미워하고, 태클걸고, 까는 경우가 분명 있습니다.
이 때 상사가 일을 대단히 잘하는 사람이라면 여러분을 미워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여러분의 일하는 스타일이나 품질이 상사의 눈에 모자라거나, 혹은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죽어라 원하는 걸 맞추다보면 관계는 좋아지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실력은 늘어나겠죠. 견디는 동안 늘어나는 스트레스는 뭐 어쩔 수 없고.
하지만 대부분 특정인을 미워하는 것이 드러나는 정도의 상사는 대체로 일을 못합니다.
그런데 이 일못하는 상사는 여러분을 왜 미워할까요?
여러분이 진짜 미운 짓을 해서?
일을 정말 죽어라고 못해서?
계속 사고쳐서?
정답은 여러분이 미움을 받는 건 여러분이 상사를 심하게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잠깐만? 나는 제정신이고, 직장에서 미치지 않고서야 상사를 건드릴 이유가 없는데”라고 생각하시겠죠?
그런데 건드렸다는게 문제입니다.
상사로서 특정 부하직원을 미워하고, 그걸 드러내는 사람은 사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일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그리고 부족하기 때문에 권위에 대한 도전을 아주 민감하게 받아들입니다.
문제는 여러분이 의식적으로 도전하지 않더라도 여러분의 존재 자체가 그 사람의 질투심, 혹은 권위에 대한 방어본능의 스위치를 켰다는 겁니다.
윗사람이 원했던 거, 갖고 싶었던 거, 살고 싶은 형태 등등 어떤 것이든 여러분이 가진 무언가가 그 사람의 약한 고리를 건드렸고, 방어본능을 가져온 것이죠.
(남자 상사의 경우 자기보다 잘생겼다던지 자기는 와이프랑 맨날 싸우는데 부하직원은 여친과 사이가 좋다던지 혹은 자기는 학벌이 별론데 부하직원 학벌이 좀 낫다던지 등등의 어처구니 없는 것이 시작점입니다. 여자 상사도 남녀 뒤집으면 거의 똑같은 원인입니다. 그래서 남녀 혹은 여남의 상사-부하 조합에서는 이렇게 한명만 미워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이 상황에서 미움을 받는다면 높은 확률로 여러분의 잘못입니다.)
윗사람은 여러분을 미워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사실 스스로 인식하지조차 못합니다.
아무튼 여러분의 어떤 행동 혹은 말, 심지어는 그 사람과 단순히 마주친 그 사실이 방어본능을 당기면 미워하게 된 원인이 된 이유가 아닌 뭔가 다른 걸로 시비를 겁니다. 와이프랑 한판 했는데 여러분이 사무실 구석에서 떨어져 전화받는 모습을 보고는
(저 녀석이 여친이랑 사이좋게 통화하네? 난 이렇게 열받는데? 라고 혼자 상상하는 겁니다.)
갑자기 불러서 “보고서 어떻게 됐어? 왜 안하는데? 너 나 무시하는거야?” 따위의 말들을 토해내게 되죠.
여러분이 이런 경우를 처음 당하면 ‘내 보고서가 엉망인가’ 싶을테고, 자주 반복되다보면 ‘저 미친 놈, 또 x랄이네’ 하게 되겠죠. 회사 생활 자체가 엉망이 됩니다.
여러분의 존재 자체, 혹은 이미 가지고 있지만 버릴 수 없는 것이 그 사람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그것도 무의식속의 자존감을) 있기 때문에 사이다 해결 방안이라는게 존재하기 힘듭니다.
팀을 바꾸든 이직을 하는게 최선이지만 상황상 안된다면 많이 어렵죠.
그렇다고 자존심 꾹 숙이고 맞춰주면 될 것 같겠지만 여러분이 이미 가진 요소이기 때문에
조금만 실수해도 바로 나를 보며 짜증내는 그 얼굴을 보게 됩니다. 즉, 관계의 개선은 안된다는 겁니다.
이럴 때 생각해볼만한 전략이 ‘중화’ 전략입니다.
그 인간이 나를 미워하고, 때문에 못살게 굴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말되,
다른 팀원들과 주변 부서의 인력들에게 인정받도록 노력하는 겁니다.
관계를 개선하지는 못하지만 그 인간 한명 때문에 나의 평판이 무너지는 경우는 피하자는 겁니다.
(최악의 대응은 그 인간이 말하는 피상적인 이유 – 위 사례에서는 보고서 –에 집중해서 그걸 개선하려고 시도하다가 감정이 완전히 틀어지고, 업무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업무 의욕없이 술자리에서 씹기만 하는 겁니다.
이건 기분도 나쁘고, 관계 개선도 안되고, 일도 못배우고, 주변 평판도 나빠지기 때문에 진정 최악입니다.
맞서 싸우며 비꼬는 식의 저항을 하는 것도 결과에서는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비꼬는 순간 약간 기분은 풀리겠지만요.)
관계 나쁜 상사와의 사이에 에너지를 소진하기 보다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인정받도록 노력하는게 생산적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대체로 이런 상사들은 좋지 않은 평가를 듣기 때문에 주변에서 여러분이 고생한다라는 동정심이라도 갖게 될 것이니까요.
나만을 미워하는 덜떨어진 인간하고 맞상대하는 걸 최대한 피하시고,
그 인간의 영향력이 여러분의 성과와 평판에 악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중화”) 하는게 장기적으로 가장 현명합니다.
아, 물론 다른 곳 갈 수 있다면 가는게 무조건 정답입니다.
[글쓴이 : Dan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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